엄마 어린이도 같이 가자.
놀이공원을 떠올리면
장난감 판매대에 묶여 둥둥 떠있던 헬륨 풍선과
동글동글 보송보송 막대기에 꽂혀있던 솜사탕이 생각난다.
부모님이 바쁘셨고, 나에겐 유년시절에 가족끼리 나들이 간 기억이 거의 없다.
솜사탕과 헬륨 풍선은 당연히 내 것이 아닌 줄 알았던 어린 시절. 그렇게 청소년기를 거치고, 성인이 되어 살아가다가 "나의 자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다시 "유아기"를 맞이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엔가 가면,
우리 남매 옆에 한 어린이가 더 서있는 것 같았다.
어린이들을 위해 준비된 공간들을 누려보지 못했던
"내 안의 어린이".
그런 것들은 당연히 내 것이 아닌 줄 알고 지나왔었는데...
그중에 당연히 내 것은 없는 줄 알고 지나왔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간 곳에서 내 마음은 다시 어린이가 되었고, 그렇게 나까지 어린이가 세명이 되었다
어디 놀러 가면 언제나 이런 것들을 사주는 편은 아닌데, 솜사탕이나 헬륨 풍선은 내가 나서서 사주고 싶어 진다. 솔직히 이젠 내가 헬륨 풍선과 솜사탕을 사서 갖고 싶진 않고, 지금은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는 게 더 행복하다.
아이들이 웃으면, 어린 시절의 내가 웃는 것 같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출구 앞에서 다양한 모양의 솜사탕을 판매하셔서 진지하게 골라 마당에서 맛있게 먹었다.
아이들 덕분에 여기저기 함께 다니면서
어린 시절 못 다녀본 한을 풀고 있는데,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다녀줄 때 열심히 다녀야겠다.
아이들이 성장하면 의견을 물어봐야지.
"얘들아, 이번 여행은 **로 갈 거고 **에서 숙박하고,
** 먹고, ** 볼 건데 같이 갈 사람~~?
같이 안 가도 인정. 너희들 생각이 정말로 중요해!"
육아를 하다 보니
정말 '내 안의 어린이'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 같다.
내 안에 있는지도 몰랐던
솜사탕과 헬륨 풍선에 대한 마음이,
우리 아이들 덕분에 자연히 수면 위로 올라와
행복하게 매듭지어졌다.
내 어린 시절도 아이들의 나이로 돌아가
함께 보듬으며 같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아가들아, 고마워.
엄마가 너희 아니면 어떻게 혼자 이런 곳들을 다니겠니. 아니, 혼자 다녀봤었지만 이만큼 재밌지가 않더라. 너희들 덕분에 엄마가 좋은 곳 많이 가보고, 또 즐거워. 앞으로도 나이에 맞게 재미난 곳들 많이 다녀보자. 사랑한다 우리 똥강아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