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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스몰닷 Oct 27. 2024

101 - 컨셉과 경험 사이

[生气斑马 ZTA]의 체험 마케팅

브랜드 개발을 할 때, 브랜드 컨셉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브랜딩 업계에 종사하든지,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흔히들 이렇게 얘기하죠. ‘그래서 이번 신규 브랜드는 컨셉이 뭐야?’

그런데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소비자들은 사실 브랜드 컨셉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필요하고 좋아서 사는 거죠. 소비자들은 일일이 브랜드들의 컨셉을 비교하고 따져보거나 브랜드 컨셉 문구가 적힌 슬로건이 좋은 브랜드를 골라 구매하지 않습니다. 소비들은 그저 브랜드가 내놓은 ‘어떤 것(제품이든, 서비스든, 프로모션이든, 팝업 스토어이든지요)’을 경험하고 그것이 좋기 때문에 관심이 가고 구매하는 거에요.


소비자들이 관심도 없는 ‘브랜드 컨셉’이 왜 그렇게 중요한 걸까요?


여기서 우리는 ‘브랜드 컨셉’과 ‘브랜드 경험’에 대해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브랜드 컨셉’이란 것은 기업(브랜드)의 입장에서 이 브랜드를 명확히 규정해놓은 정의 같은 것입니다. 예를들면, 이번 뉴 브랜드 컨셉은 ‘당신의 미소를 지켜주는 위트있는 구강 청결 도우미입니다.’라고요. 


브랜드 컨셉은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 대비 차별화되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지켜야하는 약속, 신념, 성격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이 컨셉에 의해서 모든 것(신제품, 서비스, 프로모션, 팝업이벤트, 등등)이 결정되죠. 기업 내에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는 멤버들과 꼭 공유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어떤 브랜드가 ‘당신의 미소를 지켜주는 유쾌하고 위트있는 구강 청결 도우미’가 컨셉이라고 한다고 한들, 소비자들은 알 길도 없습니다. 또 그렇게 적힌 컨셉 슬로건이나 브랜드 소개서를 봤다고 해서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그 컨셉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비로소 마음이 움직입니다.  


브랜드 컨셉과 활동의 개념

맨위의 그림처럼 브랜드 컨셉과 브랜딩 경험이 하나도 겹쳐지지 않았다면, 아직 ‘브랜딩 활동’을 하지 않아서 소비자들이 기업(브랜드)가 이야기하는 브랜드컨셉이 뭔지 모르는 경우입니다. 

중간의 그림처럼 브랜드 컨셉과 브랜딩 경험이 약간 겹쳐진 모습은, 브랜드 쪽에서 컨셉을 느끼게끔 하도록 어떤 브랜딩 활동을 하여, 그것을 소비자들이 경험한 경우입니다. 

맨 아래의 그림처럼 브랜드 컨셉과 브랜딩 경험이 많이 겹쳐진 것은 기업(브랜드)쪽에서 그만큼 많은 노력으로 브랜딩 활동을 한 것이겠죠. 그만큼 소비자들도 그 브랜드의 컨셉을 경험하고 그 경험에 의해 구매욕구가 생겨나며, 더 나아가서는 브랜드의 팬덤이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최근 브랜드 경험을 늘리기 위해 공간(팝업스토어, 플래그십샵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은, 공간이 어떤 경험(=체험)을 하기에 최고의 조건(오감을 만족시키는)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마치 ‘체험 공간’만이 브랜드 경험이라 오해할 수도 있는데요, 브랜드 경험은 브랜드에 대한 모든 것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앞서 말했던 컨셉 문구나 슬로건같은 verbal 경험에서도 물론이구요. 


오늘은 [生气斑马 ZTA]라는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최근 중국의 뷰티 카테고리에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헤어 카테고리에 떠오르는 브랜드입니다. 비주얼 세대인 Z세대들의 반항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을 개성있는 헤어를 통해 제안하는 컨셉의 브랜드에요. 잠깐 보실까요? 





[生气斑马 ZTA]


生气斑马의 斑马는 Zebra 의 뜻입니다.

Visual animal인 Z세대들을 위해 만든 헤어 뷰티 브랜드. 그래서 이름의 첫자가 Z 로 시작하는 Zebra를 택했나봅니다. 生气는 angry라는 의미, 斑马는 얼룩말이라는 의미에요. Z세대는 개성이 있고, 변화를 좋아하며, 창조적이고 독특한 반항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징으로 말 중에서도 독특한 줄무늬가 있는 얼룩말 Zebra에서 영감을 얻어 네이밍을 했습니다.  패키지 역시 강렬한 형광 컬러와 볼드한 타이포, 얼룩말을 연상시키는 면의 대비로 컨셉을 표현하고 있죠. 보통 여기서 브랜딩이 끝났다, 이제 잘 팔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브랜딩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生气斑马]는 웨이신, 샤오홍슈등 브랜드의 핵심 타겟들이 주로 사용하는 채널을 통해 타겟들과 컨텐츠로 소통합니다. 타겟들의 언어로 말이죠. 제가 [生气斑马]의 웨이신을 팔로우 하자, 이런 메세지가 왔어요. 

抓到你了! 는 잡았다!!! 라는 뜻인데요, 팔로우 문자를 받고 하핫! 이런 브랜드군!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사실 이까짓게 뭐라고?!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소비자들의 경험을 채웁니다. 브랜드를 처음 본 순간의 경험, 누군가 그 브랜드를 쓰고 있는 것을 본 경험, 길을 지나가다가 내가 좋아하던 매장 옆에 그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열어 무심결에 들어갔던 경험, 제품을 구매하고 언박싱 할 때 생각치도 못했던 작은 위트를 발견하고 혼자 좋아했던 경험! 등등이죠. 

[生气斑马]는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소셜 플랫폼에 흥미로운 퀴즈와 미니게임을 게시합니다. 컨텐츠를 요즘 세대들의 취향에 맞게 올리는거죠. 헤어 스타일링 수정법도 공유하고, 전문 스타일리스트를 초빙해 관심있는 소비자들에게 관리방법, 헤어스타일의 중요성, 각 사람에게 적합한 헤어스타일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무료로 변신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갑작스럽게 염색이나 탈색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도 용기내서 살짝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生气斑马]와 상하이의 [TX淮海]는 5개월동안 오프라인 콜라보 팝업을 진행했는데요. 자판기 캡슐 머신의 컨셉으로 [生气斑马]의 모든 색상의 컬러가발 피스가 달린 볼이 들어있습니다. 전문 미용사가 현장에서 직접 머리에 다는 것을 도와주기도 해서 기분전환이나 변신하고 싶은 날 즉석 경험이 가능하게 합니다. 

[生气斑马]의 첫 오프라인 이벤트는 AKOMA에서 열린 경마파티였습니다. [生气斑马]가 ‘Angry zebra’잖아요. 경마장에서 첫 이벤트를 연 것이 재미있네요. 행사장에 입장하기 전에 뽑기머신에서 무료 형광 가발을 뽑은 후 전문 미용사가 머리에 달아주면 입장 이벤트 입장 준비 완료입니다. 


[生气斑马]는 타겟들이 어떤 지점에서 어떤 것에 흥미를 느낄지, 그래서 [生气斑马]에 대한 인상이 어떻게 남을 것인지 지속적으로 -ing 하는 브랜드입니다. 브랜딩은 어떤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 일상이 나날이 지속되는 것처럼, 계속 -ing되어 쌓여가는 것이 ‘Brand + ing = Branding’입니다. 


브랜딩을 생각할 때, 항상 바이블처럼 새기는 구절이 있습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다’ 는 것인데요. 소비자의 모든 일상의 행동 접점에서 ‘우리 브랜드 컨셉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경험으로 느껴지게할까?’를 고민하는 브랜드만이 소비자의 마음 속에 ‘어떤 인상’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그 ‘어떤 인상’이 브랜드가 의도했던 바로 그 컨셉과 같다면, 성공적인 브랜딩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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