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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비판자와 화해하는 법

나를 괴롭히던 그 목소리의 진짜 속마음

by 이웃집 정신분석가

우리를 자책하게 만들고 끊임없이 불안하게 하는 그 목소리.

혹시 당신도 마음속에서 “넌 부족해”, “더 잘해야 해”라는 말을 듣고 있진 않나요?

이 글은 '내면의 비판자'라는 존재가 사실은 우리를 보호하려고 애쓰는

조력자였음을 발견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와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나눕니다.



� 내면의 비판자는 누구일까요?

오늘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내면의 비판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내면의 비판자’는 매니저 그룹에 속하는 파트로 우리를 상처나 고통으로부터 보호하려 합니다. 자기비판이 우리에게 더 상처를 주고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데 어떻게 내면의 비판자가 우리를 보호한다는 건지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판자를 자세히 알아가다 보면 우리 내면의 비판자가 우리를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그들의 진심을 알게 됩니다.


⚡ 은경 씨의 끊임없는 불안

은경 씨는 늘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남들보다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를 마주할 때는 늘 아쉬움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비난하지 않았지만, 은경 씨는 자신이 '들통날까 봐'

늘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 불안의 뿌리를 따라가다

상담을 통해 은경 씨의 불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시작점은 바로 ‘내면의 비판자’였습니다.
비판자는 “너는 부족해”, “넌 할 수 없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며 은경 씨의 불안을 키워왔고,

그 불안을 달래기 위해 은경 씨는 밤을 새워 일하는 등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패턴을 반복해 왔습니다.


� 먼저 내면의 비판자와 마주하다

이러한 패턴을 단순한 불안으로 보기보다는, 그 출발점인 비판자를 먼저 이해해 보기로 했습니다.
은경 씨는 이 비판자를 마치 머리 위에서 무섭게 내려다보는 사감선생님 같은 존재로 느꼈고, 처음에는 이 비판자에게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상담사가 두려움을 한발 물러나게 했을 때 은경 씨는 내면의 비판자에게 호기심을 느꼈고 “왜 그렇게 나를 항상 비난하나요?”라고 질문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 비판자의 긍정적 의도

비판자는 은경 씨에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실수하지 않도록 하려던 거야. 실수하면 야단을 맞을 테고, 그러면 너는 버림받을 거야.”
이 말을 통해 내면의 비판자는 은경 씨를 괴롭히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은경 씨가 야단맞지 않고

버림받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어린 시절의 기억과 비판자의 탄생

이 비판자에게 언제부터 비판을 하는 것으로 은경 씨를 보호하려고 했는지 물었을 때
“아주 어릴 때부터”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때 5살 무렵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 어머니에게 심하게 꾸중을 듣고, 심지어 집에서 쫓겨났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 어린 은경이와의 만남

그 순간, 은경 씨는 어린 시절의 자신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은경 씨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많이 무서웠지? 힘들었겠다.”
그녀는 그 아이의 외로움과 두려움에 깊이 공감하며,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 진심으로 전한 감사

그와 동시에, 은경 씨는 자신의 비판자가 그동안 얼마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썼는지를 더 분명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비난보다 먼저 내가 나를 비난하면, 실수하지 않을 수 있었거든.”
그 마음을 알아차린 은경 씨는 진심으로 내면의 비판자에게 감사를 느끼며 말했습니다.
“고마워. 정말 네가 나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너무 열심히 애썼구나.”

그 말을 들은 비판자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했고, 은경 씨는 어린아이가 된 비판자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해 주었습니다.


� 비판자에서 치어리더로

은경 씨는 내면의 비판자에게 말했습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지킬 수 있어. 더 이상 네가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과거의 장면 속 어린 자신에게 “실수해도 괜찮아.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하며 감싸주었고, 어머니에게도 “아이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고 엄마가 아이에게 사과를 하게 했습니다.

그 모든 장면을 지켜본 비판자는 안심하며 말했습니다.
“사실 나도 비판하는 게 싫었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지. 이제는 치어리더로 너를 도울게.”


� 변화가 찾아오다

이후로 은경 씨의 삶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이전처럼 자신을 끊임없이 비난하지 않았고, 불안도 함께 줄어들었습니다.
더 편안하게 일할 수 있게 되었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와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가끔 비판자가 다시 등장할 때면, 은경 씨는 내면의 비판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내가 감당할 수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 말만으로도 비판자의 에너지는 사그라들었습니다.


☕ 내면의 비판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우리 모두에게는 내면의 비판자가 존재합니다.
이들은 주로 남들이 우리를 비난하기 전에 먼저 우리를 비난해서 남들의 비난에 대비를 하게 하거나, 우리를 비난해서 우리가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게 하거나 사랑받게 하려고 하는, 우리를 위해 애쓰는

내면의 조력자입니다.

오늘 하루, 조용한 시간에 내면의 비판자와 만나 커피 한 잔 나누며 이야기를 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어.
이제는 괜찮아.
내가 나를 지킬 수 있어.”


그 순간, 비판자는 더 이상 자기 혼자 애쓰며 비난으로 우리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 우리가 더 이상 무력한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오랫동안 짊어져 왔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우리 안에서 진정한 치어리더로 거듭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욱 자유롭고 편안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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