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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Mar 31. 2024

달의 마음


마음이 추락할 때면 너는

 

하늘이 흐려서 웃기도 하고

별빛이 눈부셔 울기도 했다

 

울다가 웃다가 

웃다가 울다가

 

너는 이제 끝에 매달려

 

울면서 웃을 수도 있고

웃으면서 울 수도 있다

 

어차피 울게 될 거라면

미루고, 미루다

끝끝내 울기를 

절실히 바랄 테지만

 

빛은 너무나 빨리 저물고

내 영혼은 더없이 작고

안개는 언제나 문득 찾아와서

 

너는 꼭 먼저 울게 된다

 

떨어지는 별을 잡을 수 없다면

나는 그 자리에 머무는 달처럼

 

처음 빛을 흘렸을 때 기억하니

꼭 애써 사랑할 필요는 없단다

 

그 어떤 것도 말이야

 

오직 내리쬐는 달을 기억하고

그저 감싸고 또 감싸 안기를

 

우리는 만날 수 없겠지만

 

울다가도 웃어야만 하는

네가 그 시간을 견뎌낼 때

 

저기 희미하게 보이는

달의 마음이 낙하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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