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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Apr 04. 2024

항해


세상에 슬픔이 넘치면

작은 나룻배를 만들자

 

이 배를 타고

 

슬픔이 넓고 깊어져서

마침내 이어질 때까지

 

흐르고, 흐르자

 

내리고 싶다면 말해야 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 너무나 젊고

 

바닷물이 배 위로 쏟아져도

같이 가라앉는 한이 있어도

 

진짜를 팔지는 말자고

 

우리는 가난하고 가난해서

누구도 구원救援할 수 없겠지만

 

같이 떠다닐 수는 있지

희망과 절망을 싣고서

 

가끔은 방황하고

때로는 주저앉기도 하며

 

우리 함께 나아가자

구원久遠한 사랑이 있는 

 

다정한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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