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정류장이었다
만원 버스가 지나가면
포기는 익숙한 일 나는 늘 없으니까
당신들도 어느덧 하차를 포기하고
하염없이 달린다 버스는 목적지가 없다
모두 부질없다는 것을
어쩌면 모두가 알고 있는데 멈추지를 않고
얼마나 뛰어들어야 그만둘 거니
하나둘 달리는 버스 앞으로 모여들 때
버스는 자꾸만 불행을 다퉈
어떤 바퀴가 그를 밟고 지나갔나
우리는 밟고 밟혀서
결국에는 아무도 알아볼 수가 없고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당신들의 모습을 종종 본다 나에게서
기쁘니, 우리가 똑같아졌는데 마침내
나눠 든 불행이 무거워 눈물겹다가도
바닥에는 동정할 것이 너무나 많고
이 버스는 사실 하나도 무겁지, 아니 무섭지 않아
삶이 너무 사랑스러우면 안 된다고 믿는다
그래도 견딜 수 없는 일은 애쓰는 것들
사랑스러워, 어쩌면 애처롭고
결국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가만히를 멈추고
마음과 힘을 다하는 아이가
버스 앞으로 달려간다
그렇게 단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