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돌담에 여리한 몸을 기대고
하늘만 쳐다보던 얼굴의 너는
키가 같았던 내 일곱 살
비쩍 마른 몸에 머리통만 홀로 둥실한
돌담에 비친 나인 줄 알았다
탐스러운 보름달이거나
달콤한 솜사탕도 아니었음에
나를 선망하거나 볼이 핥아져 없어질 꿈
바람이 머리를 흔들어 깨어나곤
우울한 마음에 하늘만 바라봤다
외로움은 꿈이었기를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수많은 나
서로 등을 기댄 지도 모르고
외로워 죽겠다는 일곱 살의 투정이
오십에서야 아련히 그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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