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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에서 시를 건지는 방법

by 보통의 건축가 Mar 23. 2025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방이 있어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그저 나 혼자 뿐인 그 방은

오늘처럼 아무도 없는 산책길에서

내 초록색 운동화의 반복운동을 쫒다가

이제 막 돋은 연두색 잎과 얘기를 나누다

샛길에서 만나지


처음엔 방의 어둠에 적응이 필요해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면

반딧불처럼 생각은 깜빡이다 스러지고

글자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되지

어느 방에나 있어야 할 창문

생각의 방에 예쁘고 투명한 창을 내면

당신과 마주하고 다락방은 연결되지

건축가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글자 따위는 필요 없어

창문에서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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