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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방이 있어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그저 나 혼자 뿐인 그 방은
오늘처럼 아무도 없는 산책길에서
내 초록색 운동화의 반복운동을 쫒다가
이제 막 돋은 연두색 잎과 얘기를 나누다
샛길에서 만나지
처음엔 방의 어둠에 적응이 필요해
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면
반딧불처럼 생각은 깜빡이다 스러지고
글자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걸 알게 되지
어느 방에나 있어야 할 창문
생각의 방에 예쁘고 투명한 창을 내면
당신과 마주하고 다락방은 연결되지
건축가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글자 따위는 필요 없어
창문에서 시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