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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스 May 15. 2023

개를 키우면 일어나는 일 1

불 송치(혐의 없음)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112에 전화할 일이 과연 몇 번이나 될까?  

그야말로 초등학생 때 교과서로 배운  멀게만 느껴지던 그 번호를 처음으로 그것도 나 자신의 일로 지난 일 년 동안 두 번이나 눌러보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해봤던 일이다.

그만큼 렵고 생경스런 긴 고민 끝에 힘들게 결정한 생애 첫 고소사건이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그걸 만회할 기회는 언제든 주어지기에 본인이 양심을 갖고 용기만 낸다면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이다.

얼토당토 한 논리와 궤변으로 점잖은 척하며 미안하다 죄송하단 단어 한마디 없이 온통 거짓말과 변명, 책임전가로 채워진 문장으로 사과했다고 우겨대는 건 대체 어느 나라 상식인지 묻고 싶다.   

분은 본인이 보낸 문자가 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기나 하고 저러는 건지 내가 그걸 분석할 능력이 없다고 보고 저러는 건지 참으로 의아하고 기가 막힌 일이다.



 작년 이 분 지인이 키우던 진돗개를 내가 사는  동네에 데려다 놓으며 사건은 시작되었다.

평소 개는 풀어놓고 키워야 한다며 지론을  펼쳤고 산책할 때 풀어놓는 연습을 한다나?

그러면서 개가 마을을 혼자 돌아다니다 들어오는 걸 보면서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우쭐해하기까지 하는 걸 봤지만 뭐라 참견할 수는 없었다.  

이상하고 틀려 보여도  남의 다른 삶의 방식에 간섭할 권리는 내게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었.   

그러나 그렇게 방임되어 오던 위험해 보이는 문제들로 인해서 내가 최대 희생양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그렇듯 나의 두 마리 진돗개와 새벽 산책을 마무리하며 내려가던 중 목줄을 질질 끌며 그 집개가 홀로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 

실수로 놓쳤나? 보다 

그냥 저렇게 제 집에 찾아 들어가겠지...? 

하며 그러길 바라고 서있는데 갑자기 우리 쪽으로 슬금슬금 이빨 한껏 드러내며 덤벼들었고 난 흥분하는 나의 개 두 마리를 는데 집중하느라 그 개의 공격을 저지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말 그대로 속수무책... 

내 뒤는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산기슭에 맞닿아 있어 온 힘을 다해 개목줄을 꽉 잡고 서있는  최선이었고 

안돼!! 

오지 말라고 소리칠 뿐 다른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정말 상상도 못 했던 뜻밖에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번째로 입양한 토리가 달려드는 그 개  목덜미를  한방에 물어  제압했는지 내 발밑에는 이미 바닥에 눌려 자빠진 채 꼼짝도 못 하고 끙끙대는 그 개와 꽉 물고 절대  놓지 않을 것 같은 단호한 모습의 토리만 보일뿐 난 사실 그 순간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너무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더욱 놀라운 건 우리 토리는 성견이 도록 단 한 번도 깨물거나 살짝이라도 이빨을 쓰는 걸 먹을 때 빼고는 본 적이 없던 강아지였다는 사실!!!

심지어 이갈이 때도 언제 뽀얗게 빛나는 새 이빨이 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입질이라곤 모르는 참으로 특이한 녀석이었다.

정의롭고 의리있는 우리 토리

그렇게 평소 산만하고 순둥하고 둔감한 녀석이 갑작스러운 위험상황에서 본능적으상대 공격을 물어 저지했다는 것도  충격이고 또, 곧 끝장을 낼 것처럼 꽉 물고 놓지 않는 야성적인 모습에 두 번 연속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말 죽을 때까지 놓지 않을 듯 엄격하고 단호한 기세의 토리 모습에 놀라 빨리 정신을 차리고 있는 힘껏 엉켜 붙은 개들을 떼어내려 바둥대고 소리치며 진돗개 세 마리를 붙잡고 빙빙 돌고 끌어당기면서 거의 십여 분을 나 혼자 사투를 벌여야 했다.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을 만큼 기력은 바닥이 났고


 "토리야 놔! 빨리 놔!! 안돼!! 얘 죽는다 죽어

그만 놔!   놔야 해!!!"


내 성화에 토리가 조금씩 힘을 뺏는지 잠깐의 틈을 타서 그 개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쳤고 그제야 비로소 온몸이 부들부들 맥이 풀리고 목이 쉬고 팔다리가 후들거리면서 털썩 주저앉아 기진맥진해서 가쁜 숨을 몰아쉴 수 있었.   그러고도 한참 만에야 개 주인은 나타났고 우리 개에게 물렸고 도망갔다 얘기하자 안색이 바뀌면서 내게는 말 한마디 없이 자기 사유지 가건물 쪽으로 뛰어가고 말았다.


내가 그 돌발사고를 겪는 동안 어쩌면 그렇게 아무도 안 오는지 누구든 왔어도 별 수는 없었겠지만 그 광경을 보기라도 했을 텐데 주인은 또 뭐 하느라고 그 난리를 나 혼자 감당하게 한 건지 너무 화가 났지만  그때는 우리 개가 물었다는 사실에만 몰입되어 무작정 사과했고 어느 정도 물린 건지 걱정스러워 물어봤으원래 성격이 예민하다고 알고 있는 그 개상처를 안 보여준다며 확인 못한 듯했고 견주는 자기 실수라고 인정하며 괜찮다고 하면서 가볍게 마무리가 되었다.




 돌이켜 찬찬히 생각해 보면  그때 당시 나도 가끔 하는 실수처럼 목줄을 놓친 것이 아닌 평상시 놓는 연습한다는 그분 말처럼 일부러 풀어줬을 능성이 고 어찌 되었든 본인 불찰로 일어난 일이기에 그분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지만 내가 먼저 사과를 받았어야 옳았다.


그리고 다친 개가 있어서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우리 토리는 위급한 상황에서 제 가족을 당하고 용감하게 지켜낸 참으로 대견한 강아지였다.

이런 상황에선 일반적으로 말하듯 물었다고 무조건 잘못이고 물렸다고 다 피해자인 건 아닌 거다!!!


그 원인과 이유를 면밀히 살펴보지 않고는 왜곡된 결괏값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날 자기 개를 풀린 상태로 방치한 개 주인의 잘못으로 인해 졸지에 급작스런 공격을 당한 나는 거의 십여분 생고생을 치러야 했고 그로 인해 생긴 끔찍한 기억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사건 이후 다른 더 사고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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