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면접장을 지켜보며, 나는 오랜만에 묘한 무게를 느꼈다. 지원자들은 긴장된 얼굴로 의자에 앉아 있었고, 모두가 같은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면접은 공정한 절차였다. 하지만 그날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정년퇴직을 마친 이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 것을 우선시하라는 지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형식은 면접이었지만, 실제로는 결정이 내려진 상태였다. 나는 그저 과정을 지켜보았을 뿐이지만,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았다.
지원자들의 사정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었다. 다만 표정과 태도에서 무언가 절실한 사정이 묻어나는 듯했다.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으며, 오랜 세월을 일하다가 다시 일을 구해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각자의 사정은 저마다 무겁게 느껴졌고, 그 절실함은 말투와 눈빛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그들 모두를 그냥 다 뽑아 함께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현실의 채용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는 뽑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돌아가야 한다. 그 당연한 사실이 유난히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정년퇴직자가 다시 들어오는 장면을 보는 것도 복잡한 마음을 남겼다. 그러나 그것을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나이가 들어도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현실은 냉정하다. 은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시 일을 구하지 않으면 생활이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그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나는 그들의 사정을 이해한다. 다만 동시에, 그렇게 채워지는 자리는 젊은 세대의 기회를 밀어내기도 한다. 아직 한 번도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출발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두 가지 사실이 맞부딪힐 때, 마음은 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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