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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비슷하게 끝나야 한다는 기준

by 대건

이유를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화요일 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 달 전부터 이어지던 가을걷이 물량도 이제는 끝났을 시기인데, 이상하게도 화요일만큼은 예외였다. 다른 요일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유독 그날만 물량이 몰렸다.


탈쿠팡 효과 때문인지, 전체 이용객 자체가 늘어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직접 장을 보기보다 택배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진 탓일 수도 있고, 회사 차원의 이벤트가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이유야 무엇이든, 화요일에 물량이 급증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그 여파로 나를 포함한 여러 동료들은 하루에 두 번씩 배송을 도는 상황에 놓였다. 2회전 배송이 늘어나면 마무리 시간은 자연스럽게 늦어지고, 체력 소모도 눈에 띄게 커진다. 하루의 무게가 요일 하나 때문에 달라지는 구조 속에서, 화요일은 더 이상 평범한 근무일이 아니게 되었다.


문제는 물량이 늘어나자, 원래부터 많이 하던 사람들이 먼저 볼멘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저녁 9시 반, 늦으면 11시가 돼서야 일이 끝난다며 슬슬 물량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눈치를 보냈다. 그렇게 불만이 쌓이자, 상대적으로 배송이 빠른 나에게 시선이 모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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