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마다 8시에 sbs경제비즈 프로그램을 틀어놓는다.
아이들은 등교하기 전 간단한 아침 간식을 먹으면서 내가 틀어놓은 주식 프로그램을 본다.
첫째는 관심이 없고 막내도 여자 아이라서 그런지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둘째는 돈에 관심이 있고 자신이 삼성전자 주식이 있어서 그런지 곧잘 본다.
어느 날 내가 둘째에게
"네가 가진 주식이 8만 원이 넘었다. 넌 2만 원을 벌었네. 축하해. 조금 더 넣어보지 그랬어. 그럼 지금쯤 더 벌 수 있었을 텐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는 "더 넣었고 떨어질까 봐 못 넣겠어요."
"그래? 엄마는 네가 관심이 없어서 안 넣은 줄 알았는데."
"엄마는 떨어질까 봐 불안하지 않아요?"
"뭐든지 투자를 하려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 그래서 공부하고 투자하고 또 공부하는 거야.
적어도 세계적인 상위 10위에 있는 기업들에 투자하면 그래도 리스크가 적지 않을까?
그래서 엄마는 한 종목에만 넣지 않고 이곳저곳 넣고 기다리고 있어.
아무리 내가 알아봐도 솔직히 아줌마는 한계가 있지.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면 1원도 벌지 못했을 거야.
공부해도 손해 볼 수 있지만 그거 무서워서 아무것도 안 한다면 우리는 집도 사면 안 됐고, 장사도 하면 안 됐어.
완전히 보장된 투자라는 것은 있을 수 없거든. 그래서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
엄마도 여유자금이 많이 없어서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알아가면서 세상 사는 이야기도 알게 되고 하는 거야.
내가 이 집안에서 머스크가 무슨 말하는지 왜 관심을 가지며, 젠슨황이 누구인지 알게 뭐겠어..
그래도 앞으로 너희가 살아갈 세상이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상상하면서 너희가 살아갈 세상을 조금이나 예측해 볼 수 있어서 재밌어."
아이는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며 방학에 자신이 공부하고 계획을 하면서 용돈으로 투자를 해보겠다고 했다.
사춘기 남학생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니 그냥 이런 사실 만으로도 기쁘다.
그런데 아들에게도 한 이야기지만 나는 주식을 공부하면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돈 버는 즐거움으로만 주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 공부를 하면 앞으로 나아갈 세상을 같이 공부하는 기분이 든다.
나는 그동안 자율주행책, 빅테크, AI에 관한 책들을 그저 읽고 덮어버렸다.
그런데 미국 주식에서는 그런 책의 내용들이 고스란히 주식에 반영이 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 궁금해서 읽었던 책 내용이 이미 현실에서는 누군가에 의해 계발되고 있고 미래를 위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세습으로 자녀들이 경영하는 것에 비해 미국 기업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세계적인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인물들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면서 너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해 준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가 또 시작이네' 라며 지겨워하면서도 듣기 싫어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지금 당장 대학 가는데 중요한 이야기도 아닌데 도대체 우리 엄마는 왜 맨날 그런 이야기만 할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힘든 순간 "너도 세계적인 기업의 리더가 될 수 있어."라고 외쳤던 엄마를 생각하면서 웃었으면 좋겠다.
언제가 살면서 힘든 순간마다 내가 해준 이야기들이 떠오른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하다.
막내가 어제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다면서 '존리의 경제 마스터.' 책을 보여 주었다.
"엄마 나도 이제 주식을 해보겠어. 용돈을 아껴서 모으는 것이 중요하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래 우리 방학에는 경제 공부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