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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아이맘 Apr 04. 2024

자기주도 학습

아이 셋 학원비 100만 원 미만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가난했던 나의 신혼생활.

12년 동안 7번 이사 끝에 겨우 내 집 마련.

아이 셋의 끝도 없는 생활비 그리고 학원비.

우리 아이들은 이제 한창 교육비를 지출해야 할 때이다.

주변에서는 왜 아이들 학원을 안 보내냐며 학원을 많이 보내지 않는 나의 모습에 가끔 너무 당황해한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보낼 형편이 안된다고 하면 "그래도 보내야지 벌써 늦었어." 하면서 걱정한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학군지도 아니다. 그런데도 모든 아이들이 학원을 가고 또 선행을 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원 안 다니는 친구 손을 들어 보라고 했단다.

그런데 우리 아이만 손을 들었다고 한다.

내가 "너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도 학원 다니는 거야."라고 했는데

친구들이 "그거는 다니는 거 아니야"라고 했단다.

내가 아픈 이후로 남편이 외벌이를 해서 우리 가계 경제는 더욱 타이트하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면 그렇게 여유로워 보이지 않는 집들도 어릴 때부터 많은 사교육을 한다.


우리의 정년은 55세, 길어야 60세이다.

나머지 98%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과연 아이들의 대학등록금, 결혼자금, 나의 노후, 이 집의 대출금 등 다들 준비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이 모든 것을 소화하기에 우리나라는 교육비에 너무 많은 비용을 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아프고 일을 그만둔 이후로 우리 아이들은 당연하게 집에서 공부한다.

가끔씩 영재원 준비를 할 때 수학 학원을 6개월 정도 다니긴 했어도 국어, 영어, 수학 학원을 매달 보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이 방학 때는 도서관을 간다.

대단한 독서를 하기 위해서 간다기보다 하루종일 집에 있기 심심해서 가서 책이라도 읽으려고 아이들 스스로 간다.

가끔 아이들 친구 엄마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면 불편해한다.

"그래 책이나 읽혀. 독서가 제일 중요하지." 라며 비아냥 거리고 심지어 대화 속에서 우리 아이를 은근히 왕따 시킨다.

초등학교 때부터 세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 익숙해져 버린 주변의 반응으로 이제는 더 이상 상처를 받지도 않는다. 언젠가부터 나는 당연히 엄마들의 모임에 나가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지 않는 본인들의 모습으로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학교를 다녀오고 간식을 먹고 나서는 세 아이 모두 5시부터 스스로 앉아서 공부를 시작한다.

나는 이것을 자기주도 학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쨌든 최소한으로 다닌 학원으로 큰아이는 올 A도 받고 둘째는 교육청 영재원, 교대 영재원도 다녀 보았다.  

모든 것을 섬세하게 채워주는 학원을 다닐 수 없지만 어느 전문가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의 결핍이 때로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는 오늘도 아낀 만원, 5만 원으로 저축을 한다. 심지어 모이면 소소하게 주식을 산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주식 몇 주를 사주는 것이 미래에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나의 노후를 준비해서 미래에 우리 아이들에게 부담 주지 않는 부모로 남고 싶다.

이것이 우리 가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난 오늘도 당당하게 혼자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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