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혁명으로 가는 길을 모르므로 만신창이가 되어도 좋다
4월의 토요일 밤 보고 싶은 것만 사랑하겠단 말
계절마다 혼자서 지내온 날들
여태 알았던 날들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할 때. 혁명이 필요하다
더듬거리거나 두근거리며 진부해진 스스로를 얻고 버린 날들에 거울 속 가짜를 지속하기 힘들 때. 혁명이 필요하다
어쩌면 모두는 너무 투명해지고 싶은 나머지 투쟁의 길을 선택한 걸지도 모른다
혁명이 시작되기도 전에 필연적인 실패를 거듭해야 했던 무수한 날들도
책임을 통과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마음도
바람으로 가득 지새우는 밤을 만나 혁명을 꿈꾸는 것이다
아직 혁명할 수 있다는 무엇이
우리의 깊은 숙명이 투쟁이라면
나는 기꺼이 흔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