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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러브스유 Apr 22. 2024

배움은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학업만이 공부가 아니다.



배움이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학업이 끝나면 인생의 공부가 다시 시작되고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 꽃노을 ]







유치원부터 초, 중, 고 그리고 대학까지 모든 학업이 끝나면 다시는 배움은 없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길 더 기다린 이유는 시험에서 자유롭고 싶어서였다. 어렸을 때는 시험도 없고 공부 안 해도 되는 어른이 빨리 되고 싶었다. 그리고 이미 성인이 된 엄마 아빠가 부럽기까지 했다. 물론 공부가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나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다가 유학을 갔다. 수학이나 과학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미술공부를 할 수 있기에 욕심을 냈던 것 같다. 결혼하고 동반 유학을 갔으니 남편이 룸메이트이자 새신랑이었다.


남편은 대학원까지 나는 과를 바꿔서 졸업을 한 후에는 이제 영영 공부하는 것과 이별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알게 됐다. 학업은 끝이 났지만 육아에 대해 1도 모르고 아이를 낳고 나서야 엄마라는 역할이 부여되면서 엄마가 되는 수업이 필요함을 느꼈다. 평생 공부만 해서 그런지 엄마가 되는 수업도 경험을 해보는 것보다 육아 책을 읽고 공부하는 방법으로 육아를 배웠다. 말 그대로 글로 배운 육아는 실전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실전은 더 리얼했고 인간을 키우고 가르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글로 이론으로 알아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매일 떼쓰는 아이와 실랑이를 하고 매 순간 달라지는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독립할 수 있도록 단계에 맞게 지지해줘야 하는 엄마 다움이 필요한 것이었다. 아이를 낳은 이후 나의 원가족에 대한 기억들은 선명해졌고 엄마 아빠의 맞벌이고 늘 혼자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내게 엄마 다움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인식 속에 없었다. 뭐든지 혼자 해결해야 했고 혼자 터득한 것들만 가득했다. 그래서 내 아이도 5살 정도까지만 키우면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내 오산이었고 일그러진 고정관념이었다. 칭찬과 훈육을 해줄 사람이 부족한 가정에서 자란 내가 내 아이에게 필요한 그런 것들을 해주기에는 내 경험이 너무 부족했다. 그래서 나는 또 육아와 참된 부모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연구해 나갔다. 어른이 되면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써먹으면서 더 이상 배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삶은 나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공부만 해도 돼야만 했던 그 시절은 다 끝나고 이젠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삶은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엄마다운 것은 어떻게 하는 거지?라는 답도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꽉 매웠다. 정해진 정답이 없는 것들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니 삶은 더 힘들게 느껴졌다. 그 사이 어렸을 때는 없던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까지 왔다.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약도 먹었지만 평생 함께 갈 것 같은 질환을 내가 알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질병이 나에게 왜 자꾸 생기는지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지 생각하고 또 공부를 했다. 교재는 내가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교재였고 깨달음은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겪고 나서야 수정해 가는 과정을 거치고 주어지는 결과물이었다. 삶은 끝없이 문제를 제시하고 나는 그걸 풀면서 어른이 되어갔다. 마흔이 넘으니 글로 배운 것이 아닌 그동안 삶을 살면서 당면했던 어려움과 그걸 극복하면서 배운 것들이 축척됨을 느꼈다. 배움은 학업이 끝나서 졸업을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닌 삶은 끝없는 배움과 고찰이 필요한 것이었다.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는 학창 시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보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으며 결혼이라는 내 인생을 중요한 선택은 수능시험에 응시하는 것보다 만 배는 어려운 시험이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함으로써 자동적으로 배우자 가족들과 이 생기게 됐다. 결혼과 동시에 생겨버린 많은 관계들은 마치 시험 범위에 없던 문제들을 연속적으로 던져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물론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알게 되고 익숙해 가면서 몸으로 경험으로 알아서 배워나갈 일들이었다.









주변이 모두 익숙해지고 경험도 어느 정도 쌓였을 때는 퇴직이나 노후에 대한 끊임없는 압박이 몰려왔고 또 다른 인생 2부를 위해 어떻게 살지 고민하고 대비하는 시기도 왔다. 그러면서 나는 글을 쓰는 법을 배우고 내가 그동안 습득한 것들을 하나씩 이어서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것들에 도전을 시작했다. 이렇듯 배움은 학창 시절에만 필요하고 졸업하면 끝이 나는 것이 아닌, 인생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직면하는 많은 과업들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마치 인생은 문제은행 같은 느낌이 든다.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나 과업을 제시한다. 나이를 먹어도 배움은 계속되고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내가 지쳐서 멈춰있지 않는 이상. 그렇다고 매일 힘을 주고 모든 것에 대비하고 과제처럼 시험처럼 인생을 살 필요는 없다. 인생의 배움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긴 레이스이다. 지금은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던 것도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고 나면 보이는 답들이 있기 때문에 급하게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억하라. 당신의 배움을 끝나지 않았고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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