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나를 돌이켜보며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대상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자면 관심있는 사람의 카톡 답장을 번개처럼 빠르게 하는 행동이 있을 수 있다. 사랑에 빠지면 대상을 더욱 알고 싶어지기 때문에, 대상과 더 많은 소통을 위해 카톡 답장이 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뇌는 에너지를 상시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또 하나의 예를 생각해보면, 대상의 취미 생활을 직접 해보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취미생활이라면 분명 추가적인 에너지 소모가 다른 활동에 비해 더 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과 보내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즐겁게 취미생활을 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에너지 소모가 심한 행동들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경우, 궁극적으로 본인의 신체나 자아를 대상으로부터 동화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다가 갑자기 만난 둘의 자아가 동화되어간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며, 자연스레 서로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충돌의 원인은 “차이”에서 발현된다. 예를 들어, 성격 차이, 가치관 차이, 취미 생활 차이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연인관계에서는 이런 차이를 서로 극복하기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마다 “노력”의 크기에도 “차이”가 있고, 우리는 그 노력들을 자신만의 최선으로 해석하기 마련이다. 서로의 최선의 정도가 같다면 너무 잘 맞고 좋겠지만, 보통의 관계에서는 한 쪽으로 기울어진 최선이 늘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는 단순히 최선의 정도가 적은 사람이 잘못한 것일까? 과연 그렇게 단언해도 되는 부분일까?
지금까지 나의 최선을 다했던 사랑을 돌이켜보면, 항상 최선의 정도가 적은 사람의 잘못이라고 생각했었다. 어쨌든 연인관계라는 것은 일반적인 인간관계 그 이상을 의미하는데, 그런 무겁고 소중한 관계에 최선의 정도가 부족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늘 생각했었다. 그런 점에서는 나는 늘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었다.
하지만 나의 최선을 다했던 사랑에서 간과한 부분은, 나의 기준에서, 내 입장에서 생각했었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노력”의 정도도 “차이”가 있다. 누군가는 본능적으로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거나 회피하려하고, 누군가는 상대방과의 차이를 극복하기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강행한다. 원래 상대방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상대방에게 주어진 여러 환경들에 의해서 결정된 인생의 우선순위로 인해 일시적으로 최선의 정도가 잠시 달라질 수도 있다. 또한, 표현의 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고, 표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단순히 그 사람의 내면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적인 요소도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해봐야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내가 지금 당장 괴로운데, 나의 에너지 소모가 당장 심한데,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찾은 방법은 총 3가지다.
첫 번째로 나 스스로 “내가 그 사람을 정말로 사랑하는가” 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할 줄 알아야한다. 굉장히 간단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본인이 손해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본인의 돈, 시간, 에너지 모든 것을 줄 만큼 대상을 아끼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주변 환경들로 인해 잠시 최선의 정도가 떨어진다면, 불안해하지 않고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해야한다. 해당 방법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물어보는 질문이다.
두 번째로 “나의 손을 완전히 놓았는가” 에 대한 답을 상대방으로부터 들어야한다. 아무리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더라도 상대방이 나의 손을 완전히 놓은 상황이라면, 그 사람과 일시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다른 위기가 왔을 때 나를 언제든지 먼저 놓을 사람인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연애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생각을 다시 해봐야한다. 만약 상대방이 나의 손을 완전히 놓은 것이 아니라면, 나는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안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위로해주고 기다려줘야한다. 시간의 정도는 정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상대방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시간을 편한 대화로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 “기다리자”. 물론 상대방을 믿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궁금하고 연락하고 싶고 초조할 것이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는 계속 받을 것이고 정말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을 사랑하고 상대방도 나의 손을 완전히 놓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감당해야할 부분이다. 연애를 한 순간부터는 나의 문제보다는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최선을 다했던 사랑에서
서로가 같이 최선을 다하는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