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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치 Nov 28. 2023

다른 병원을 알아봐야하나

엄마의 퇴원 후, 친척어른이 엄마 집에서 상주하며 돌보고 계시고, 나와 내 동생도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 남편, 아이와 함께 했으며, 우리 아빠도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아주 잠시나마...

그렇게 다들 한숨을 돌리고 있다가 항암 후 1주일이 흘렀나. 

엄마는 집에서도 음식을 잘 못 드시고 걷는 것은 전혀 차도가 없었으며 심지어 몸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음 병원을 오게 만든 어지러움증도 복시도 어느 것 하나 괜찮아진 것이 없었다. 


불안했다. 

이대로 치료가 끝날 때까지 엄마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우리가 너무 이 병원 하나만 믿고 거기에서만 진료를 받고 치료를 시작했나.  

다른 병원도 가서 다른 의사들의 의견도 들어봤어야 했는데...

이 병으로 유명하다는 의사를 좀 더 찾아봤어야 했는데...

이런 생각들이 갑자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제서야 부랴부랴 다른 병원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다른 병원의 예약을 잡았다한들 이미 이전의 검사들로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버린 엄마를 모시고 다니며 진료를 보기란 쉽지가 않을 것 같았다. 

일단 우리는 부종양증후군을 진료하는 교수를 집중적으로 찾았다. 

워낙 희귀한 병이라 이 증상을 보는 교수가 1,2명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인터넷 카페에서 이분에게 진료를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몇 있어서 병원에 예약전화를 하니 더 이상 이 교수가 부종양증후군 환자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럴수가.....


"분명히 병원 사이트에 부종양증후군 환자 진료하신다고 써서 연락드렸는데요."

"몇 년 전까지는 보셨는데요, 교수님께서 이제 안 받겠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한 번 부탁드려보면 안될까요."

"몇 년 전부터 안 보셨던 거라 안될거에요."


'아니, 그러면 홈페이지에 그렇게 써놓지를 말던가!!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전화했구만 하...참...'


전국에 몇 안되는 부종양증후군 환자들의 케이스를 누구보다 많이 봤을텐데.

그 교수에게서 어떤 희망의 한마디라도 들을 수 있을까, 다른 치료 방법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걸었던 전화에서 우리는 허탈감만 느꼈다. 


"하.....어떡하지.... 유명한 병원 의사 다 봐도 부종양증후군 보는 사람은 없던데..."

"언니, 다시 전화해서 엄마 부종양증후군이라고 얘기하지 말고 소뇌쪽에 문제가 생긴 걸로 얘기해서 다시 예약잡아보자. 그리고 진료가서 부종양증후군이라고 해도 이미 진료받으러 갔는데 설마 안 봐주겠어?" 

"그래, 어떻게라도 그 의사를 만나보고 싶기는 해. 다른 사람들보다 이 케이스를 많이 봤을텐데..."

"응, 내가 예약해볼게."


약간의 난관이 있었지만 우리는 결국 그 교수에게 예약했다. 

그리고 다른 병원의 혈액종양내과도 예약해서 진료를 보기로 했다. 

조직 슬라이드와 영상 CD, 쇼핑백 가득 채운 그동안의 진료기록들을 준비하고 부디 엄마를 낫게 할 다른 치료방법이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2차 항암을 받기 전까지 병원 세 곳을 예약했지만 결국 엄마는 한 곳 밖에 가지 못했다. 

그 곳을 다녀온 후, 부종양증후군을 보는 교수도 만나지 않고 취소했다. 

결국 암을 모두 치료할 때까지 이 증상이 낫지 않을 거라는 것, 그리고 암이 없어진다고 해도 이 증상이 계속될지 사라질지 알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어떤 의사에게 가더라도 이 대답 외에 다른 말을 들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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