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시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시간을 설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일했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답을 찾아가는 동안,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방향성은 점점 더 뚜렷해진다.
결정을 내린 뒤에는 실질적인 과정이 시작된다. 이력서를 작성하고, 눈여겨보던 회사와 포지션을 탐색하며, 면접을 준비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다음 직장을 찾는 일이 아니라, 내 커리어를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특히 이력서를 쓰는 순간, 그 안에 담긴 몇 줄의 글자는 단순한 서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력서는 내가 어떤 회사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다.
사람들은 서로의 철학이나 가치관을 깊이 이해할 기회를 자주 가지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력서는 나를 소개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도구가 된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무엇을 이루었는지는 단순한 나열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근의 경력과 성과는 특히 중요하다. 그것은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내가 어떤 전문성을 지녔는지, 앞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력서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 내 안의 철학과 가치관은 그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내가 걸어온 발자취 속에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력서를 작성하며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것은 나 자신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단단한 가치관과 철학이 기반이 되어야만 내가 앞으로의 길을 어떻게 걸어갈지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이직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면접과 처우 협상은 단지 조건을 조율하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기회였다. 상대의 질문에 답하며, 내가 가진 경험과 역량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졌다.
그럼에도 선택은 늘 어렵다. 지금의 결정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선택 이후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다. 그 답은 선택 그 자체보다, 그 이후의 나의 행동과 태도 속에 있다.
이직은 단순히 경력을 이어가는 과정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누구인지 정의하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지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기회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 자신을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선택의 순간에는 언제나 불확실함이 따르지만, 내가 그 선택을 통해 만들어갈 나만의 궤적과 흔적은 분명히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