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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Nov 11. 2023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달력을 보니,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무더웠던 8월의 여름을 지나, 11월의 중순이 되었고 더 조금만 지나면 크리스마스로 빛이 나는 12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또 가을이 지나고 드디어 겨울이 오나보다. 겨울만 되면 유독 짠하게 느껴지는 감정이 있다. 가슴 한구석에서 올라오는 슬프고도 시린 기운. 나보다 힘든 처지에 놓인 타인에게서 연민을 느끼고, 1년 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내 주위를 다시 한번 살펴보는 느낌이랄까?  

   

 뉴스를 틀면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중동 지방의 전쟁 장면이 보도되곤 한다.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충돌로 인해 전쟁이 일어난 가자 지구에서는 구호 시설이 몹시 부족하다고 한다. 전쟁으로 인해 피난을 온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화장실 한 번 사용하는데 160명의 대기줄이 있다는 것이다. 볼 일을 보고 싶어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이런 비극이 지구 반대편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을 TV로만 보고 있자니, 나로서는 해 줄 수 있는게 없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지구 반대편 어디에선가는 지금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기본적인 의식주를 누리지도 못한 채 결핍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수없이도 많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누군가가 그토록 바라왔던 소중한 대상들이기도 하다. 종종 내 능력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툴툴대기도 하고, SNS를 보며 누군가를 부러워했지만, 형편없고 초라하다고 생각한 우리의 일상은 지구 반대편 그들에게는 그토록 바라고 바라왔던 행복 가득한 일상일 수 있다. 회사에서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마음만 먹으면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동안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많은 것들을 누릴 기회를 잃어왔다. 진정한 가치란 무엇일까? 우리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보고, 자신보다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처한 상황이 참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2월을 앞두고 찬바람이 쌩쌩 불어오고 있는 11월의 어느 날, 나는 이제껏 내가 해보지도 못했던 기부와 봉사를 해보기로 계획해 본다. 타인을 위해 온정을 나누는 삶이 아름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유독 겨울만 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비록 가진 것은 많지 않고, 넉넉하진 않을지라도 누군가를 품에 따뜻하게 안아주고 같이 길을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방인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반딧불이의 빛처럼, 누군가에게 따뜻한 등불이 되고 싶다는 생각. 비록 작은 것 일지라도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부터가 타인과의 비교하는 삶에서 벗어나, 내 일상과 주변의 소중함을 느끼고, 타인의 온정을 파악하는 법을 길러야겠다. 세상에서 이유 모를 고통과 슬픔으로 지금까지도 힘든 삶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내 마음을 다잡아보기로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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