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랑하는,

병아리같은 친구

by 여명

해사하게 웃는 소중한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눈을 반으로 접으며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운 여리여리한 친구인데,겉모습과 다르게 내면이 참 단단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해 온 친구인지라,벌써 인생의 절반을 함께했습니다.많이 웃고,많이 울고,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해왔습니다.


이 친구가 어느 날 한 말이 있습니다. “난 슬픔은 둘로 나눈다고 작아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해.그냥 그 슬픔을 기꺼이 함께 나누어 지고 싶으면 그게 사랑인거지.난 너의 힘듦과 슬픔을 기꺼이 나누어 질거야,사랑하니까.“이 말을 듣고 속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이 친구의 방식의 사랑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행복함과 고마움에울었습니다.


항상 그랬습니다.생각이 깊고 단단해 나에게 늘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쓴소리를 해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사실상 목숨값을 빚진 친구입니다.글을 쓰는 학과에 재학 중인 저는 인쇄해내는 첫 글에 이 친구의 이야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내가 무언가를 기록한다면,그 처음은 마땅히 사랑이고 싶었고,이 친구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은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글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병아리같이 귀여우면서도 세심한 배려를 가지고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을,심지어는 그 길에서 손을 잡아주는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의미이자 반쪽같은 친구입니다.나를 혼자 설 수 있게 해주고,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도록 해주는 사람이라,평생을 갚아도 갚지 못할 빚을 진 사람입니다.


본인의 줏대가 확고하나 그것이 고집은 아니며,남의 생각을 고려하며 말하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 이 친구를 보며 생각하곤 했습니다.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는 친구라,가끔 이 친구가 울 때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을때도 있습니다.감정적인 당황보다는 이성이 마비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당장 해결해 주고 싶은데 내 능력 밖일때의 무력감일때도,그저 너무 슬플 때도 있습니다.너무 사랑하면 그렇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이 친구가 늘 내 곁에 있어준 것처럼,나도 늘 곁에 있으리라는 확신을 주고 이 친구도 나에게 기댈 수 있게,그렇게 살자는 것이 나의 신념 중 하나가 되어갑니다.웃기게도 인생의 절반동안 알고 지냈음에도 막상 붙어다닌 기간은 몇년 되지 않습니다.그렇지만 늘 가장 친한 친구를 이야기하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이 친구의 이름을 대곤 했고,서로가 힘들 때 이야기하면 둘 다 달려오고 기꺼이 함께 들어주리라는 확신이 있는 사이입니다.


이번에도 늘 그래왔듯이 선뜻 손을 내밀어주고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사람은,내 인생의 큰 축을 차지합니다.그래서 늘 바랍니다.힘들면 언제고 도와주고 함께 울어주겠지만,그녀의 앞날에 웃을 일이 더 많기를,너무 힘들어 주저 앉아 엉엉 울 일은 없기를 말입니다.장난스레 말하곤 하지만,친구가 나만큼은 본인을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이 친구의 모든 면을 나만큼은 사랑해주고,아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너무나도 귀한 사람이라,적어도 나만큼은 이 친구를 귀히 여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친구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내가 이 친구를 보듯이 봐주면 좋겠습니다.나만 보기 아깝도록 아름답게 반짝이는 단단한 다이아몬드같은 사람인데,귀하다고 모셔만 두면 그 찬란함을 모두가 볼 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바지런히 본인 할 일을 할 때도,독하게 공부할 때도,논리적인 생각을 조리있게 입을 오물거리며 말할 때도,힘들어하는 날 보고 안아줄까,하고 묻는 이 친구는 내가 아는것 중 가장 귀하고 사랑스러운 것임이 틀림없습니다.늘 나의 삶을 이어주는 존재에게 아까운 것이 대체 무어일까요.힘들때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을 보니,아무래도 나에겐 억만금보다 귀한 것이 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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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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