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잠 못 드는 밤

by 여명

악몽이라는 놈은 끈질기고도 지겹습니다.

잠에 들기가 무서워 미루고 미루다 지쳐 떨어지는 순간에도 발목을 잡고 따라오지요.차라리 외계인의 지구 침공같은 꿈이라면 좀 나을까요?


지독하게 현실적인 악몽은 몇년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집요하게 사람을 쫓아다닙니다.현실에서 내가 두려워하는 상황은 심화되어 악몽 속에 나타나기 마련이고, 가장 힘든 사실은 꿈에서 깨어나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점입니다.


악몽이라는 것은 꼭 친구인 불면증과 함께 찾아옵니다.밤에 누워 멀뚱멀뚱 천장을 보거나 그저 악몽과도 같은 기억들에 몸서리 치다보면 밤을 지새우는 일도 허다하고,지치고 지치다 결국 잠에 들어버리면 그때마저 악몽이 찾아옵니다.안 해본 것이 없습니다.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해보기도 했고,육체노동은 물론이고 수영부터 헬스 별의별 운동은 다 해봤습니다.따뜻한 물로 목욕,우유,적정 온도와 습도 전부 갖추어져도 안되더군요.초반에는 육체노동이 효과가 있는 듯 하다가 어느샌가 몸이 익숙해져 곧 피곤하기만 하고 여전히 잠에 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개운하게 잠을 자는 일이 없으니 늘 피곤하고,몸이 무거워지는 것은 일상이죠.


수면제는 다음날 아침이 기분이 정말 나쁩니다.몽롱하기짝이 없고 안 그래도 구분이 안되는 꿈과 현실이 더 구분이 안된달까요.템플스테이도 가보고,제주도 바닷가에서도 자봤지만 대부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끝났습니다.언제부터인가 가장 간절한 소원은 제발 아무 꿈도 꾸지 않기를,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이 꿈에서 나타나지 않기를,개운하게 잘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뿐입니다.


일을 하거나 다른 바쁜 일로 잠을 못 자는 것과는 다릅니다.뇌가 일을 하지는 않는데 그냥,잠만 제대로 못 자는 것이죠.여전히 궁금합니다.마음이 편안해지면 잠을 편히 이룰 수 있을까요?악몽에 더 이상 쫓기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밤만은 평안하기를 매번 바라고 또 바랍니다.내가 겪어본 아픔을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기를 매번 바랍니다.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기를,매번 목이 졸리는 듯한 숨막히는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기를,손발에 힘이 빠지고 꿈과 현실이 구분이 안 가며 악몽에서 눈을 떴을 때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음에 좌절하지 않기를,매번 잠에 들길 바라고 다음날 눈을 뜨지 않기를 간절히 빌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모두의 밤이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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