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 탐조이야기
뚝방길에서 겨울 철새를 만나다
새만금사업이후 수차례의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순천은 순천만을 살려서 순천시를 관광의 메카로 만들고 있는데 우리 군산에서 부안지역을 걸친 새만금 지역은 오히려 생태적인 파괴에 대한 은유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안타가운 상황이 어디 새만금 사업뿐이랴만 사업자체가 황량하고 그 변경내용에 속상하고 정부가 야속한 마음이 들기는 4대강 사업과 매한가지이다. 그래서 인지 철새들을 따라다니며 탐조활동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모여 있는 철새를 보는 것이 가여웠다.
예전에 박형근 선생님이 탐조활동을 하러 가자고 한번 제안하셨던 적이 있었다. 그 기억을 계속 염두해 두셨는지 어느 날 전화하셔서 어느 주말이 편한지 내게 물었다. 그래서 1월 29일 시간약속을 잡고 같이 갈 사람들을 모아서 차량 할 선생님들까지 지정해두고 같이 움직일 것을 제안하셨다. 두 번 째로 하는 탐조활동이라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고 복합적인 마음이 든 채로 탐조 전날 밤을 지냈다. 마침 그 날 저녁 전주 근처에서 콘서트까지 있어서 신나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매우 행복한 마음으로 탐조활동을 기대하게 되었다.
사실 겨울이 되면 철새들이 온다. 철새는 철을 따라 이동하는 새를 말한다. 금강으로 들어와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가창오리부터해서 고귀해 보이는 고니와 흔히 볼 수 없는 새, 노랑부리저어새까지 그들이 겨울이 되면 온다. 그 이외에도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청동오리, 대백로, 홍머리, 청오리, 비오리, 흰비오리, 민물가마우지 등 많은 새들이 강가나 시내에 즐비하다. 그들이 좋아하는 곳은 주로 사람들과 거리유지를 할 수 있는 수심 얕은 넓은 시내이다. 우리가 그날 자동차 4대로 이동해 전주와 삼례사이의 뚝방길(소양천에서 신천습지를 거쳐 만경강까지 걸친 뚝길)을 따라 새들을 관찰하려고 내릴 때마다 그들은 우리로부터 달아나기를 반복적으로 했다. 그 달아나는 와중에도 우리는 쌍안경, 망원경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모습을 확인하거나 찍거나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 박형근 선생님의 권유로 탐조활동에 참여한 우리 모두는 탐조 야장을 쓰기로 했다. 그래서 새를 하나 관찰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개체수도 세야하는 조금 까다로운 일을 동시에 해야 했다. 물론 처음에 어색하고 이상하고 낯설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르게 보이는 새들을 구별해내는 자신에 놀라웠고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새들의 많은 개체수가 있는 것도 놀라웠다. 이 날 새들을 관찰하면서 인간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은 다시 새삼 깨달았다.
[별도]
아래는 그날 적은 탐조 야장이다. 그냥 두면 기록이 사라질까봐 여기에 다시 옮겨본다.
[탐조 야장]
1.관찰자: 박바로가
2.년.월.일.시간: 23년1월 29일 09시~13시
3.강폭: 50~100미터
4.이동거리: 10키로
5.관찰장소:
ㅡ 소양천~신천습지~만경강
6.날씨: 맑음
7.관찰종:
ㅡ09:30 소양천
ㅡ흰뺨검둥오리(터오리)40
ㅡ큰기러기 25
ㅡ청둥오리 5
ㅡ민물가마우지 9
ㅡ힝둥새1
ㅡ큰기러기 30
ㅡ꺅도요 3
ㅡ고방오리 1
ㅡ백로 1
ㅡ청둥오리 60
ㅡ논병아리 1
ㅡ10:00 신천습지
ㅡ날 가창오리 60
ㅡ청머리오리 8
ㅡ날 청둥오리 50
ㅡ흰뺨검둥오리 7
ㅡ민물가마우지 4
ㅡ붉은머리오목눈이 7
ㅡ비오리 1
ㅡ알락할미새 1
ㅡ말똥가리 1
ㅡ10:30 신천습지
ㅡ흰비오리 6
ㅡ흰뺨검둥오리 200
ㅡ괭이갈매기 2
ㅡ할미새 1
ㅡ쇠오리 2
ㅡ11:19 만경강
ㅡ홍머리오리 120
ㅡ흰목물떼새 2
ㅡ찌르레기 2
ㅡ직박구리 1
ㅡ노랑부리저어새 1
ㅡ흰비오리 1
ㅡ할미새 2
ㅡ11:55 만경강
ㅡ민물가마우지 4
ㅡ독수리 4
ㅡ흰뺨 70
ㅡ청둥오리 25
ㅡ쑥새 1
ㅡ흰둥새 2
ㅡ민물가마우지 30
ㅡ흰꼬리수리 1
ㅡ말똥가리 2
ㅡ혹부리 3
ㅡ힝둥새 2
ㅡ오색딱따구리 2
8.환경:
강폭이 넓고 유속이 느린곳은 얼고 눈이 쌓여있고, 강폭이 좁고 유속이 빠른곳은 물이 녹아서 흐름.
군데군데 느티나무가 있고 강가쪽으로 수풀이 우거짐.
강가 모래톱에서 조류가 많이 관찰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