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현실
제 10화 현실
“그 소식 들었어요?”
3주만에 들린 디카시 동호회에서 만난 회원이 나에게 묻는다.
“네?”
나는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듯이 작게 그녀에게 되물었다.
“지윤씨 곧 결혼한대요.”
“네...?”
“놀랍죠? 우리 모두 깜짝 놀랐어요. 애리씨는 청첩장 못 받았어요?”
나의 눈은 대답대신 커다랗게 되었다.
“전에 제가 명동에서 어떤 여자분이랑 같이 다니는 거 봤거든요.”
또 다른 회원이 말한다.
“너도 그랬어? 나도 명동에서 한 번 본 것 같다.”
둘은 서로의 정보를 맞춰본다.
“머리 길고 굉장히 예쁘던데.”
“지윤씨는 여자보는 눈이 높나봐?ㅋㅋ”
이제 둘은 자기들끼리 가십을 말하듯 톤을 바꿔 말을 나눈다.
“나이도 어린 것 갇던데.”
“맞아. 지윤씨 바쁘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 사이에도 누굴 만났네.”
그 두 명은 그들도 모르게 나에게 팩폭(팩트폭행)을 날렸다. 그래, 그는 바쁘다고 했는데 나이가 어린 예쁜 여자를 만났구나. 그가 헤어지기 전 2주간 나에게 냉정하다고 느꼈는데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구나.
“2년 정도 만났다고 하던데”
그 말에 나는 내가 그 동안 착각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나와 예쁜 그녀 사이를 오가며 동시 연애를 한 것이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그리고 며칠 전 꿈에서 다정했던 그를 보면서 마음이 쓰라렸던 내 자신이 우스워졌다.
“능력자네! 결혼까지 성공하공~”
‘중간에 버려진 나는 그에게 쓸모없는 여자였구나’라는 생각이 내 머리에 비수처럼 꽂혔다. 그 동안 그가 보여준 모든 달콤했던 행동과 말들은 그냥 다른 여자를 만나서 그녀를 기쁘게 해줄 예행연습용이었을까?
“축하할 일이네요.”
나는 가까스로 말을 잇고 내가 찍은 사진들을 찾는 척하며 그 둘 사이의 가십에서 빠져나왔다. 마음은 난데없이 여기저기에서 아프게 방망이질로 얻어맞은 사람 같이 천갈래 만갈래 멍들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도대체 나는 그의 어떤 모습을 보고 3년을 만난 것일까?’
그가 바쁘다고 해도, 그가 날 바람맞혀도, 그가 연락이 뜸해도 나는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오늘 보니 그는 동시에 두 사람을 만나느라 바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와 그의 시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이 가볍게 흩날리듯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난 그 동안 누굴 만나온 걸까?’
도대체 나는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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