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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영 Aug 18. 2024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람의 감정이라는 미로 속에서 불안과 절망은 가장 취약한 순간을 노리고 숨어 있다. 이 감정들은 짙은 안개처럼 우리를 휘감고 시야를 가리며, 생각을 흐리게 만들어 쉽게 압도당하게 한다. 하지만 그런 어둠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힘의 원천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비슷한 고통을 겪고 그 속에서도 살아남아 다시 일어선 사람들의 이야기다. 더 험난한 폭풍을 견뎌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등대처럼 우리의 시련 속에서 길을 안내해 준다.


공황과 두려움에 휩싸여 있을 때,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 마치 아무도 이 고통을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 길을 걸어왔고,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여정을 공유하며 다른 이들에게 위안을 주려 했다. 슬픔과 고난으로 가득한 이야기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위로가 될 수 있다. 우리 혼자만 이런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견뎌냈고, 지금도 견뎌내고 있다는 사실은 연대감과 희망을 심어준다.


그러나 단순히 고통을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위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살아가려는 결단력에서 비롯된다. 그들이 고통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용기 있게 맞이하고, 여전히 기쁨의 순간을 찾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그 안에서 자신의 힘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앞에 놓인 어려움이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들의 회복력은 우리에게도 같은 힘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상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들 속에서, 그리고 불안에 짓눌려 더 이상 살아갈 힘이 없다고 느껴질 때, 이들의 이야기에 기대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절망의 끝자락에서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돕는다. 계속 살아가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일 때, 이 이야기들은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보여주며, 가장 힘든 순간에도 붙잡을 이유가 있음을 일깨운다. 현재의 어려움이 아무리 커 보일지라도, 그것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되뇌며,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살아가는 행위 자체가 힘을 증명하며, 어떤 상황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된다. 비록 겨우 버티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여전히 여기 있고, 여전히 숨 쉬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루하루가 작은 승리가 되고, 그 승리들이 쌓일수록 결의는 더 강해진다.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믿음, 어떤 도전이 오더라도 마주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혼돈 속에서도 삶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사람을 정의하는 것은 살아가려는 의지다.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나아가려는 불굴의 정신이야말로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그 힘을 통해 단순히 생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난 속에서도 피어나며, 인내하는 그 자체에서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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