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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몬 롤 Apr 11. 2024

맛없는 떡볶이와 먹는 이야기

며칠 전이었다.

외식비를 아끼자고 집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지만 맛이 없었다. 이번달 카드값은 이미 내가 정한 최대치를 긁어버려서 다음달이나 되어야 카드 소비를 할 수 있는 상황. 이럴 때는 괜히 평소에는 먹고 싶지도 않던 떡볶이가 먹고 싶고, 유튜브에서 가볍게 보고 넘기던 먹방도 지나치지 못하고 쉽게 눈길을 사로잡힌다.


그 날 따라 떡볶이도 실패해서 그냥 미친 척하고 엽떡을 시킬 걸 그랬나 조금 후회도 했다. 뭐 어쨌거나 맛없는 떡볶이를 만든 덕분에 당분간 떡볶이생각은 안날것 같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질리게 해서 외식하고 싶은 욕구를 차단하게 해버리는 결과가 되었으니 좋아해야 하나. 목적 달성은 했으나, 개운치 못한 뒷맛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평소 먹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배가 고프면 속상해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배고픔을 잘 참지 못하는 편인 것 같다. 그렇다고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아니지만 배가 고프면 감정적으로 예민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꽂히는' 음식이 생겼을 때는 나도 모르게 며칠 동안 그 음식이 내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고 내 사고 회로 어딘가에서 교묘하게 각인되고 있음을 느낀다.


진짜 먹고 싶은 것은 내내 각인되지만, 대부분은 며칠 지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그러고 몇 주 후, 그 음식을 다시 방송이나 유튜브로 보게 되었을 때 '그때 나는 왜 그렇게 저걸 먹고 싶어했지?' 라고 도리어 의아해 한다.


지금 나에게 먹고 싶다고 몇 주 전부터 '각인'되어 있는 음식은 교촌치킨 허니 콤보이다. 그래, 허니 콤보 이놈...네가 내 주위를 빙빙 돌면서 나를 이렇게 신경쓰이게 하는 이유가 너에게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건 오로지 나만의 문제라는 걸. 피식 웃음이 나온다.


혼자 보는 영화 못지 않게 좋아하는 것이 혼자 먹는 음식이다. 나 약간 돌아이인가?

물론 혼밥이 싫을 때도 있었다. 그 얘기를 하자면 조금 길어지고 무거워지므로 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혼밥이 싫을 때는 내가 내 의지로 혼밥을 선택한 상황이 아니라, 무리에서 낙오되어 어쩔 수 없이 혼밥을 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을 때는 정말 병맛이더라.


그런 혼밥 말고는 기본적으로 혼밥도 매우 좋아한다. 삼겹살 집도, 부페도 혼자 갈 수 있다. 술집은 조금 예외이긴 한데, 보통 일행이 함께 와서 왁자지껄한 분위기 라면 절대 안가겠지만, 조용히 혼술 하는 분위기의 술집이라면 당연히 간다. 그러나 술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혼술을 집 밖에서 해 본적은 없지만, 혼자 치킨집에서 안주로 치킨 한마리 시키고 맥주 오백 정도는 할 수 있다.


뭐 내가 혼자서 얼만큼 잘 먹는다는 얘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어제 매우 기분이 안좋은 일이 생겼는데 그럴 때는 엉뚱한 말을 계속 쏟아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사랑 우리 고양이들에게도 화를 많이 냈다. 이 얘기는 찬찬히 정리해서 올려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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