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영 May 14. 2024

가사도우미 로봇에게 기대하는 수준

일상과 사색

 요즘 기술발달의 분위기로 봐서는 2~3년 내에 가전제품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하는 가사도우미 로봇이 상용화될 것 같다.


 사실 그 로봇이 3년 내 또는 5년 내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실화가 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형편이 된다면 집에 하나씩은 들여놓을 수도 있겠다 싶 사실이다.


 주말에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뒤집힌 셔를 바로 잡고 건조대에 널면서 문득 생각해 보았다.

 가사도우미 로봇이 할 수 있을 가장 복잡한 집안일은 무엇일까? 또 어느 정도의 작업을 할 수 있다면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할만할까?

건조대에 빨래널기

 내 주관적 관점으로 가정용 로봇이 할만한 가사업무의 난이도를 단계별로 생각해 봤다.


1단계 : 집안에 널린 잡동사니라던가 쓰레기 등을 치우고 정리하는 수준의 작업이다.

 이 정도의 업무는 1~2년 안에도 구현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직은 프로토타입들이지만, 많은 로봇들이 이 업무부터 수행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2단계 : 빨래를 개서, 옷장 또는 서랍에 넣는 수준의 업무다.

 1단계보다는 손가락 (또는 매니퓰레이터)의 섬세한 작업을 요하며 중급 이상 수준의 작업일 것 같다. 더불어 집안일 중 상당히 귀찮은 일의 하나라서 우선순위 학습을 할 것으로 보이는, 사실 일부 로봇들이 시연하고 있는 작업이다.


3단계 : 요리다.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고, 준비하며, 칼질뿐 아니라 주방의 다양한 기구들을 다루고, 요리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수준까지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상당한 고난이도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4단계 : 앞서 언급한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서 건조대에 너는 작업이다.

 요리보다 어렵겠나 싶지만, 주말에 빨래를 널며 생각해보니 수건이며, 속옷이며 세탁기에서 뭉쳐있던 빨래를 꺼내 바구니에 넣은 후, 건조대를 펼치고 뒤집어진 속옷, 양말들을 바로 잡아서 적절히 털어낸 후 건조대에 널어놓는 작업! 리고, 구겨진 빨래들이 무엇인지 구분하고 섬세한 손가락으로 펼치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작업이 아닐까 싶다.

좌) 삼성봇 핸디(컨셉) / 우) 스탠퍼드 대학 ALOHA

 그 외 청소도 있지만, 현재의 로봇청소기 이모님들께서 상당히 잘해주고 계시는 데다가, 테이블 위의 먼지제거는 1단계 수준의 업무에서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가장 고난이도 노인 또는 몸이 불편한 사람을 간병하는 업무일 텐데, 이 정도 수준은 아무래도 5년 이내에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섬세한 또는 사람보다 정교한 인공지능의 수준을 넘어서는 감성적인 부분이 요구될 것으로 보여서다. 단순 말상대가 아니라 상대방의 상태를 판단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므로, 아마도 구매한 가사도우미 로봇을 별도 옵션을 주고 OTA(Over The Air)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는 방식으로 5~10년 내 가능하지 않을까?


 학술적인 단계를 구분한 것이 아닌 나만의 기준으로 나눠본 4단계 + 1단계의 가사도우미 로봇에 필요한 작업(Task) 수행 능력을 구분해 본 후, 어느 수준이면 소비자가 구매를 할까, 어느 가격대라면 구매할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


 일단 내가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2단계 정도만 되어도 구매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단계가 업그레이드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추가 비용은 들겠지만...


 또, 부모님 집에 보일러 대신 가사도우미 로봇을 놔드려야겠다 싶은 정도도, 일단은 2단계라면 만족할 것 같다. 물론 단계가 높을수록 좋겠지만 말이다.  


 아마도 가격은 꽤 비싸겠지 싶은데, 테슬라에서는 옵티머스라는 로봇을 2만불 수준(한화 27백만원)에 내놓는다고 하, 최근 중국의 휴머노이드 유니트리 G1이라는 로봇은 1.6만불(한화 22백만원) 정도를 목표로 한다고 한다.

좌) 테슬라 업티머스 / 우) 유니트리 G1

 사실 휴머노이드 형태는 고급 제품군의 로봇이 될 것 같고, 바퀴에 두 팔이 달린 암형 로봇이 보급형 기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라면 천만 원 이내도 가능하지 않을까?


 얼마 전 어버이날이었는데, 자식들은 직장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어 가사일을 모두 직접 해야 하는 노쇠하신 부모님을 보자면, 빨리 이런 가사도우미 로봇이 상용화되어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른 면으로는 이런 로봇들이 공장의 일자리나 단순작업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어차피 로봇/인공지능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할 바에 대 구매해서 하나는 우리 집에서, 그리고 부모님들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적 수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임. 가사도우미 로봇에서 시작해서, 경제적 희망을 바라는 오묘한 흐름이 되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운명은 누가 정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