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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 Sep 01. 2024

냥이씨의 생각#31 : 배부른 돼냥이, 배고픈 사색냥이

동물도 있수다

나무(아메숏, 2살넘음)가 요즘 밥을 제 때 먹지 않는다. 급식기에서 밥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시절이 무색하다.


한동안 과식한다 싶더니, 생각이 많아졌는지 밥이 나와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는 나무다.



"나무야~ 밥 안 먹니? 너가 좋아하는 밥인데..."


'냐흠...글쎄요...끼니마다 꼭 밥을 먹어야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는 밥에 미련이 없는 듯, 산속의 토끼가 된 듯, 물만 먹고 홀연히 생각에 잠긴다.


'배부른 돼냥이가 될 것인가...배고픈 사색냥이가 될 것인가...고민이구냥'


철학냥이가 빙의되었나 보다...

.

.

.

라고 하지만, 간식 주려고 냉장고 문 여는 소리만 나면 F1레이싱카처럼 달려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간식그릇을 비우는 나무다.

앗...간식타임??


"쯧, 그럼 그렇지...환절기마다 하는 밥투정이구만..."

 



덧붙임. 실내 온도를 맞춰 주지만, 어떻게 아는지 계절이 바뀔 때 즈음이면 정기적으로 밥투정을 하네요. 이 시기가 끝나면 다시 게눈 감추듯 밥 먹는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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