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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노트 Jun 16. 2024

스페셜한 커피 스페셜한 원두

인스턴트 커피와 현대 한국 커피의 문화(13)

● 스페셜하다



'스페셜'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보통의 것과는 특별히 다른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스페셜'이라는 명사가 들어가면, 무엇인지는 몰라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쓰이는 곳도 정말 다양하다. 스페셜 에디션, 스페셜 북, 스페셜 세트, 스페셜 투어 등

어느 곳에 나 붙어 쓰이며,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함께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두 또한 스페셜한 원두가 존재하지 않을까?

물론이다. 원두 또한 스페셜한 원두가 존재하며, 이미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아마 이 원두는 커피를 잘 모르더라도 한 번쯤 접해본 원두다.

그 이름은 바로 '스페셜티 원두'로, 5년 전부터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이끌었던 원두다.


이쯤 되면 이번 단계의 주인공이 누군지 눈치챘을 것이다.

국내 인스턴트커피의 고급화 그 세 번째 주제는 바로 스페셜티 커피의 등장이다.


아마 스페셜티 원두 혹은 커피라는 이름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접해봤본 원두일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국내 스페셜티 커피가 한창 유행일 때,

전국 각지의 유명한 카페거리, 동네 커피숍 심지어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커피숍까지

온통 스페셜티 원두로 물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보다 설명은 추후 다른 파트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스페셜티 원두는 무엇이 특별한 걸까?


일반적인 원두에는 없는 특수한 무엇이 있는 원두? 아니면 여태껏 원두에는 없었던 마성의 맛을 가진 원두?

누군가는 그렇게 느낄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스페셜티 원두는 그렇게 특수하고 마법 같은 존재는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렇게 스페셜할까'라고 하면, 그건 스페셜티 원두의 개념을 살펴보면 된다.


스페셜티 원두란 미국 SCAA 협회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용어로,

SCAA에서 규정한 원두 평가 규정 중 8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커피를 스페셜티 원두라고 칭한다.

그 규정 중에는 원두 결점의 개수, 커핑 품질 점수 등 여러 가지 평가 기준이 존재한다.

이 기준은 꽤나 까다로운데, 스페셜티 원두는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원두 중 10% 정도만 통과할 정도다.

한마디로 스페셜티 원두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검증된 원두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스페셜티 원두의 스페셜함은 일반 원두에 비해 맛과 향미등에서 뛰어난 점을

'스페셜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 스페셜티 커피의 등장


스페셜티 원두에 대해 살펴보며, 왜 스페셜티 커피가 세 번째 주인공으로 뽑았는지

대충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원두 중 10%밖에 통과하지 못하는 원두가 인스턴트커피의 주원료로 들어가니,

이 정도만으로도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 스페셜티 커피와 국내 인스턴트 시장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다.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가 상용화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한 커피숍이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그 커피숍은 바로 블루보틀이라는 커피숍으로,

스페셜티 원두만을 사용하여 커피를 만드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다.


커피숍 하나가 파급력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블루보틀은 동네 커피숍부터 대형 자가 커피숍까지 커피시장을 온통 스페셜티 커피로 물들였다.

쉽게 말해 커피 시장의 흐름을 바꿀 만큼 파급력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흐름을 바꿀 수 있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스페셜티 원두의 특별함 덕분이었다.

커피를 잘 모르더라도 품질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알았기에, 소비자들을 빠르게 매료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스페셜티 원두의 유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인스턴트커피 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한다.

현재는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봐도 별 감흥이 없지만

이는 충분히 주목해 볼 만한 가치 있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를 총 두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주목해보았다.

주목해 볼 만한 가치 첫번째,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수준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하여도 국내 커피 시장의 트렌드를

인스턴트 시장에 커피 시장에 반영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칸타타로 시작된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고급화, 연이은 카누의 고급 인스턴트커피의 대중화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며,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보다 고급 스러졌음은 물론,

커피 시장의 트렌드를 곧바로 반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한마디로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주목해 볼 만한 가치 두 번째, 인스턴트커피 시장도 충분히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확신을 준 점이다.

원두커피가 인스턴트 시장에 도입된 이후, 우리는 인스턴트커피도 충분히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인스턴트라는 어감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싸구려라는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보다 발달된 기술과 품질 좋은 원두의 사용, 물가적 요인과 같은 여러 요인들이

스페셜티 원두가 상용화 시점과 맞물려, 인스턴트커피 또한 고급스럽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한마디로 스페셜티 커피의 인스턴트 커피 시장 등장은,

국내 인스턴트 커피 문화의 수준이 더욱 고급스럽고 높아졌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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