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 노트 Jun 09. 2024

내 손안의 작은 카페

인스턴트 커피와 현대 한국 커피의 문화(12)


고급 인스턴트 커피계의 1인자


캔, 플라스틱, 스틱 형태의 인스턴트커피 중

원두커피의 본연의 맛을 가장 잘 구현한 커피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앞서 설명한 '칸타타'? 아니면 '맥심 아라비카'?

맛이라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저마다 다른 커피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맛은 주관적이다'라는 것을 감안하고도 해당 인스턴트커피는 원두커피 본연의 맛을 가장 잘 표현한 인스턴트커피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바로 말한다면 흥미가 떨어지니 필자가 생각하는 해당 커피에 대한 몇 가지 힌트를 보고 맞춰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이 커피는 무엇일까요?


1. 블랙 컬러와 특유의 심플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2. 의사들이 '커피 믹스'대신 즐기는 커피다.

3. 이 광고의 CF 모델은 '인간 OO'라고도 불린다.



1,2번 힌트에서는 긴가민가 했겠지만

아마 대부분 3번에서 눈치챘을 것이다.


그렇다. 필자가 생각하는 커피이자 인스턴트커피의 고급화 그 두 번째 단계의 주인공은 바로 동서식품의 '카누'다.


우선 카누에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카누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카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누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원두커피는 값이 비싸며 커피전문점을 찾아가야만 맛볼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탄생하게 되었다.

앞서 우리가 살펴본 '변화한 커피 소비 트렌드'에 맞춰 등장한 칸타타와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카누가 개발에 착수하여 탄생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으로 그렇게 순조롭지만은 않았는데,

바로 전문 커피숍의 원두커피를 비슷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구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선 원두 선별 과정을 살펴보겠다.

원두는 커피의 맛을 좌지우지하는 만큼 선별과정부터 여러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1차적으로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유명 커피산지의 원두를 선별하였으며, 2차적으로는 선별된 원두를 갖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시음회를 열었다.


그렇게 수 차례 테스트를 거친 결과, 세계 품질 1위로 뽑히는 콜롬비아 원두와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원두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다음 커피 추출 공법의 경우, 동서식품만의 새로운 추출 공법을 개발하게 된다.

그 공법은 LTMS라는 추출 공법으로, 원두 고유의 풍미를 더욱 살리는 공법이다.

하지만 이 LTMS 공법에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기존 공법에 비해 같은 양의 커피를 뽑아내는데

더 많은 원두를 써야 한다는 점 때문에 원가가 높아진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커피 고유의 풍미를 살릴 뿐만 아니라 찬물에도 잘 녹는다는 장점이 존재했기에

동서식품은 '카누'에 해당 공법을 적용하게 된다.


그렇게 '카누'는 개발에 착수한 지 5년이라는 기간이 흐른 2011년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까지 카누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짧게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카누는 왜 인스턴트커피의 고급화 두 번째 단계의 주인공일까?


그 이유는 바로 고급 인스턴트커피 문화를 대중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는 조금 의아할 수도 있다. 우리가 앞서 살펴본 칸타타가 있으니 말이다.

물론 카누의 출시 이전에도 조금 먼저 등장한 칸타타로 인해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천천히 고급화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카누만큼 '인스턴트 원두커피'의 대중화를 이끌 영향력 있는 제품이 없는 것이 당시의 실정이었다.

뿐만 아니라 카누가 등장함으로 인해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해 갔다.


출시된 직후 인스턴트커피 시장 전체에서 7~8%라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한 것은 물론,

출시된 지 채 3년이 되지 않아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서는 무려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전문 커피숍의 원두커피를 제대로 구현하여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탓이었다.

뿐만 아니라 카누는 전문 커피숍의 등장으로 인해 성장이 더디던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큰 역할도 했다.


쉽게 말해 카누는 고급 인스턴트커피 문화를 대중화의 성공과 함께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성장시킨 공을 세운 것이다.

이전 13화 난 사치품이 아니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