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나라는 애랑 한팀이라고 생각해

라고 친구거 말했다

by 정좋아

늘 그렇 듯, 내 우울감이 악화될 때는 이유들이 명확하개 보이지만 개선이 될 때는 그렇지가 않다.


이게 조증의 일부인거 싶기도 하고, 운동에 재미를 붙여서 인가 싶기도 하고, 살이 빠져서 인가 싶기도 하고, 병원을 바꾸고 약을 바꿔서 인가 싶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들을 맞이하고 있어서인가 싶기도 하고.


깊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그냥 복합적이었던 걸로.


막 행복하지는 않다. 다만 삶을 이어나갈 의지와 힘이 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우울감 개선 이유를 찾기가 어려운 것도 그만큼 내가 동시에 여러가지 노력과 시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기가 너무 고통스럽고, 살아갈 힘도 나지 않고, 살으야 할 이유조차 모르겠가 싶었다. 그럼에도 살고 싶었고, 좀 잘 살아보고 싶었다.


삶에 대한 욕심과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클 때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한다고 한다. 멀쩡히 살기 힘들 환경을 견뎌온 것도 맞지만, 욕심/절망/좌절도 나를 큰 우울의 수렁텅이에 빠트린 요인들이 맞긴 하다.


여전히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보면 우울하고, 자괴감이 들고, 저기 비하를 한다.


하지만 조금은, 그 정도가 약해졌다. 나에 대한 기준을 너무 높게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일류는 아니지만, 이렇게 아프고, 이렇게 괴로운데, 이만큼 해낸 게 참 대견하고, 뭉클하고 그렇다. 지금 하고 있는 것만 잘 유지하면 그걸로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허리가 엄청 아팠다. 무리하게 런닝을 한 탓인지 걷지도 못헐 지경이었다. 내가 내 몸을 잘 못 돌보고, 혹사시켰구나 싶었다.


그때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내가 나랑 한 팀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어떻게 얘를 잘 이끌어 갈까, 달래가면서 가볼까 생각해.“


“부족한 이 애를 어떻개 달래가면서 잘 살아볼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해.“


나는 보통 불안을 동력으로 삼아 성과 아닌 성과를 이뤄왔다. 내게 나는 채찍질의 대상이었고, 늘 못마땅하고 못미더웠다.


그렇기에 저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해졌다.


지속가능한, 건강한 삶을 살려면

나와 한팀이 돼서 나를 돌보고, 가꾸고, 관심을 기울이며, 격려하며 살아가야할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지능력 백분위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