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는 떡볶이, 부담 있는 떡볶이

by 난티

“떡볶이 1인분.. 아니, 500원 치 주세요!”


90년대 학창 시절, 평범한 동네 분식점의 떡볶이 1인분 가격은 1000원이었다. 그보다 적은 양, 종이컵에 담은 떡볶이는 500원이나 300원을 받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돈이 많을 리 없었지만, 아주 부담 있는 가격은 아니었고,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종종, 아니 자주 즐겨 먹었다.


지금은 성인이 되어 그때보다 주머니 사정에 여유가 생겼지만, 떡볶이는 오히려 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여느 먹거리처럼, 어느덧 프랜차이즈가 지배하는 시장에 떡볶이는 고급화되었고, 웬만한 밥값 이상의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물론, 고급화가 된 것만큼 양도 2~3인분으로 훨씬 푸짐해졌고, 각종 토핑이 더해지며 남부럽지 않은 요리의 포스를 뽐낸다. 떡볶이에 차돌이나 곱창이 올라가기도 하고, 오징어가 통째로 들어가기도 하는 것이다.


비단 떡볶이만이 아니다. 도넛과 햄버거, 돈가스 등도 고급화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무장하여, 기존의 저렴했던 가격과 최소 2~3배의 차이를 보인다. 크게는 수십 배 가격 차이로, 무려 14만 원의 햄버거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 고급화 전략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기에, 어느 정도 맛과 분위기가 더해진다면 제법 성공적인 브랜드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나는 그 고급화 전략을 나 자신에게 적용해보려 한다. 두툼해진 고급 돈가스처럼, 꾸준히 글을 쓰며 작가의 소양을 두툼하게 쌓는 것은 기본이고, 보다 다양한 글로 보다 다양한 맛을 전하려 한다.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영상 대본에 국한하지 않고, 에세이와 소설 등의 글에도 도전하며 보다 다채로운 맛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성공한다면 고급 떡볶이처럼 몸값이 몇 배는 뛸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지금의 크지 않은 위상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써왔던 애니메이션과 영상 대본 또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릴 것이기 때문이다.


떡볶이는 고급 브랜드 속에 여전히 동네 저렴한 떡볶이가 존재하고, 그 떡볶이의 수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다양한 맛의 글을 쓰지 못하며 고급화에 실패하더라도, 그동안 써왔던 분야의 글에서는 분명 꾸준히 수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어떤 떡볶이 드릴까요? 일단 뭐든 만들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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