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론(利己論) - CH4. 나를 규정하다 2
'이기(利己)'.
나를 이롭게 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가치이자 이유이며
나아가 진정한 이타다.
나를 해체, 재조립하며 깨달은 바 가운데
나는 내 삶과 나를 바라보고 규정하는
15가지 관점을 얻었다.
오늘은 그 2번째.
[CH4. 나를 규정하다 2 - 나는 배우다!]
나는 최고의 제작자와 투자자, 감독, 작가와 함께
내 인생의 무대에서 자유로이 연기하는,
나는 배우다.
지금 시대는 우리에게 어떤 배역이 주어져도 맘껏 그것을 해낼만한 무대가 펼쳐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주어진 배역에 쩔쩔매며, 대사한줄, 감정표현 하나 제대로 못해내는 날 발견할 때에 나는 아직도 신인배우티를 벗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그런데 괜찮다.
신인이라 해도 딱 그에 맞는 역할을 내게 주는 것이 이 무대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여 배역의 성격도, 대사도 바꾸지 못하지만, 이런 날 거물급 배우로 만드는 방법을 나는 안다.
독창적인 제작자,
아낌없는 투자자,
물결치듯 인물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작가,
그리고
이를 제 때에 맞춰 완성도있게 현실로 구현해내는 감독을 만나면 된다!
나는 만났고
나는 그들과 손잡았다
그리고 나를 맡긴다!
어찌 그리 내 미래를 꿰뚫고 있는지 내가 원하여 그려놓은 '바로 그 장면'을 그대로 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놀랍다. 삶은 예술이다. 예술이란, 작품이란 그건 것이다. 지금의 머리로는 도대체 상상할 수 없는 그것을 현실로 보여주는 것. 하지만 이내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인간들이 깨닫게 하는 것.
제대로 뭔가를 아는 제작자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시도하지 않는 것에 과감하다. 그리고 만들어낼 인물들을 쏙쏙 뽑아내 배치시킨다. 주연배우로서 나를 점찍고는 투자자와 작가, 연출가를 매의 눈으로 물색했다.
그는 제작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필요하니까!'
맘에 들었나? 제작자가 너무 설득을 잘했나?
세상에나... 온우주가 투자하겠단다!
모든 것을 다 줄테니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라고 통크게 투자하기로 계약했다.
눈에 보이는 자연 모두와 보이지 않는 우주의 기운까지.
모두를 투자할테니
아무 걱정말고,
아무 제한없이,
그 어떤 조건없이 모든 것을 무한으로 가져가란다.
'기회'와 '운'까지 전부 가져다 쓰란다!
제작자가 현실로 만들겠다는 그것은 자신의 작은 입김정도면 세상에 구현시킬 수 있는 것인데 왜 이제서야 가져왔냐고 오히려 제작자에게 '결코 포기하지 말라' 당부까지 했다는데...
어찌 이런 일이?
이리 당당한 이유는 아무래도 우주에게도 자신이 전체를 운용하는데 제작될 그것, '나의 소망'이 필요한가보다. 투자자가 손해가는 짓은 안하겠지?
우주에게서 뽑아낸 혼이 실렸는지 대사 한마디한마디가 춤을 춘다.
들리는 소리소리마다에 깊은 울림이 담겼다.
'뼈'를 때리기도 '골통'을 솎아내기도 '가슴'을 비워버리기도 하는,
요소요소마다 딱 나에게 적합한,
그리고 나의 말투, 나의 습관까지 그대로 묘사해 적재적소에 그것들을 녹여낸다.
늘 바다를 보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알아채 나의 대사에는 바다, 파도, 흐름을 자주 등장시키고 또 자연을 최고의 벗으로 여기는 나를 위해 꽃이, 별이, 눈이, 비가, 그리고 하늘이, 땅이, 벌레가, 물고기가, 백호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나를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음이 대사에 절절히 녹아있다.
'상상'작가의 세계는 미지이며 초월이다.
초월된 미지의 세계에서 지금의 나로서는 결코 떠올릴 수 없는 장면이 나로 인해 탄생한다.
역시 현실을 사는 나로서는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데 아낌없는 투자덕에 작가는 말 그대로 자신의 나래를 편다. 우주가 투자한 그 모든 초월된 공간에서.
'소망'제작자가 원하는, 소망이 이뤄지는 그 날짜에 딱 맞춰서 감독은 스케쥴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조명, 오디오, 카메라, 미술, 음악감독까지 베테랑으로 세팅했다.
역시 베테랑 곁엔 베테랑이 있다.
완성하는 데까지 편집시간, 자금계획, 장소캐스팅까지 퍼팩트하다.
수년에 걸친 장기플랜이지만 언제까지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작업할지 그는 일사천리다. 놀랍다. 이대로라면 문제없이 결론이 난다. 결정된 것이다. 결정짓고 과정으로 입증해 나가는, 내가 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시간이라는 감독은 그래서 참으로 믿을만하다.
자신의 나태와 태만을 결코 용납하지 않기에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말 듬직한 최고의 감독이다.
그런데, 내가 '시간'감독을 좋아하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이렇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딱 맞아떨어지게 계획하여 나에게 명령하지만 언제든 자유도 허락한다. 때론 너덜거리는, 가끔 열정넘치는, 자주 흥분하고 이내 좌절할지도 모르는 배우와 스텝들의 감정을 최대한 배려하여 그때그때 다시 계획을 수정하는 재주가 남다르다. 탁월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스케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 '시간'이라는 감독의 치밀함과 정확성, 그리고 유동성때문에
나는 나의 감독을 '신이 만들어낸 최고의 창조추출기'라 부른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에서도 딱딱 자기 보폭에 맞게 흔들림없이 저어기 미래의 그것을 예감해 지금 해야할 것을 제대로 짜맞춘다. 아무리 모두가 당황해도 끄떡않는다. 그저 자기보폭대로 '너희가 뭘 알아? 다 이유가 있으니 오늘 이렇게 하면 돼'라는 침묵의 소리로 모두의 '지금'을 움직인다.
그렇게 한신(scene)한신 잘도 뽑아낸다. 저것을 위해 있어야만 할 지금의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퍼즐맞추듯 뽑아낸다. 어떤 날, 어떤 상황에서 우리 모두는 기염한다.
'아니, 이렇게 하려고 그 때 그랬던거야?'라며.
나는 배우다.
내 인생의 시나리오는 최고의 제작자와 감독, 작가, 그리고 스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연배우인 내게 더할나위없이 완벽한 조건이다.
그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끌어올려야 한다.
나의 꿈, 나의 미래인 '소망'제작자는 말 그대로 나의 영혼의 동반자다. 내가 그려놓은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내고야 말겠다 약속한 최고로 믿을만한 파트너다. 그의 신성한 의지는 온 세상의 무의식을 자극해 이 작품은 반드시 탄생될 것이라 공표하고 장담하며 '우주'에게 모든 투자를 받아냈다. 아낌없는 지원을 영원히 계속하겠다는 투자자의 약조는 '상상'작가와 '시간'감독을 자유롭게 한다.
이 무한의 자유에서 작가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주연배우인 나를 아낌없이, 가감없이, 더 아름답게, 더 다채롭게 드러내고 이에 발맞춘 감독은 신바람 제대로 내며 완벽하게 자신의 숙련된 기능을 발휘한다.
투자자는 매의 눈으로 미래의 이익을 본다.
투자자란 그런 것이다. 손해가는 짓은 안한다.
내게 투자를 약속한 우주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예상되는 결과보다 더 큰 이익을 내고야 마는, 아니면, 뒤엎어버리는, 투자는 그런 것이다.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을 포용하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야만 하는 절대선(線)을 지니고 있다.
제대로된 전문가들이 포진된 나의 인생무대에서
나 역시 그래야 한다.
내 인생이니 내가 주연이니 내가 프로여야 하고 내가 전문가여야 한다.
프로들이 모인 곳에서 바보처럼 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프로들이 바보와 일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몸값 제대로 하는 배우여야 한다. 완벽히 그 역할에 빠져서 그 인물이 되어야만 한다. 똑같은 것을 하더라도 아마추어는 돈을 주고 하지만 프로는 돈을 받고 한다. 난 무상으로, 그것도 선불로 모든 것을 받았으니 완전한 프로여야 한다.
적어도 내 인생에서만큼은!
적어도 나의 소망 앞에서는!
적어도 날 위한 모든 투자앞에서는!
지금까지 내가 배역을 제대로 소화했는지 어땠는지 나는 잘 모르지만 관객은 안다.
나를 평가하는 결과물들과 세간의 평가가 내가 제대로 몸값했는지, 바보처럼 굴었는지 알게 한다.
다행스럽게도 그다지 못난 성적은 아니라 자부한다.
덕분에 나는 이들과
그들이 나를 선택했고 나 역시 그들과 합의했다.
제작자, 투자자, 감독, 작가. 이들은 나와 영원을 약속한 파트너들이다!.
우리는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는 최고의 동료다.
따라서, 이제, 드디어, 기꺼이
지금껏 수십년을 이들과 작업하며 순간순간 맘에 들지 않아 다투기도, 갈라서 등돌리기도 했지만 세월이 알려줬다. 이들을 믿고 가라고. 이들만한 파트너는 없다고. 다 이유가 있어서 그 땐 그랬던 것이라고. 더 큰 의도가, 더 깊은 의미가, 어쩔 수 없는 신성한 의지가 있었기에 그랬다고.
여하튼 나는 대단한 주연배우다!
지금까지의 역할은 일부분일 뿐이다.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현실로 구현될지 지금의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작가와 감독을 믿으면 반드시 지금보다 더 엄청난, 수많은 역할들이 내게 주어질 것이다.
느닷없이 주어지는 모든 배역에 제대로 몰입하려면 나는 계속 연마되어져야만 한다.
그들의 일관된 믿음에 내가 해가 되면 안되지 않겠나.
나는, 그저 연기할 뿐.
그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