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ore '엄마의 유산' - 5번째 편지
곧 출간을 앞두고 있는 '엄마의 유산'은 2023년 15편의 초고에 이어 2024년 30편의 편지로 다시 쓰여졌습니다.
브런치 독자들에 의해 다시 재탄생한 'Encore 엄마의 유산'은 감사의 의미로 매주
또한, 엄마의 유산 북디자인은 호주에 거주하는 인기 브런치작가이자 아티스트 근아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표지에 담긴 깊은 의미와 글 사이사이 삽입되는 일러스트도 앞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오늘 근아작가는 '엄마의 유산' 표지디자인에 대한 깊은 의미를 담았습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영어를 잘 하려면 알파벳을 아는 것이 기본이지?
즉, 지식을 쌓는 것은 기본이야.
'아는 것'은 기본이라는 것이야.
기본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시작에 놓여야 해.
기본을 무시하고 몇발짝 앞에 서면 안돼.
지식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은 활과 창의 사용법만 외운 채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야.
기본을 안다고 자랑하는 자체가 너무나 한심스러운 것이지.
기본만으로는 응용이 버거워.
삶은 응용인데 말이야.
많이 아는 사람이 잘 산다는 공식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어.
하지만 잘 살기 위해서 많이 다양하게 아는 것은 중요하단다.
지식을 갖추는 기본이 선행된 후 거기에 행동의 양이 보태져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고 이는 더 가치있는 삶으로 널 안내할 것이야.
한마디로,
명시적 지식은 기본, 실천적 지식이 암묵적 지식으로 체화될 때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거야.
알파벳을 외우고 단어와 숙어를 습득해야 소통이 되는 것이며 활과 창의 사용법을 알고 실전훈련이 병행되어야 전투를 승리로 이끌겠지. 살아남겠지. 장군도 되겠지. 그것처럼 삶을 위한 지식(명시적)을 알고 그것을 행하는(실천적) 지식이 병행되어야 지혜(초월적 지식)로운 삶이 가능해.
여기서 '~답다' 또는 '~스럽다'라는 말의 의미를 잠깐 고려해보면 좋겠는데...
사람답다는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 걸까?
지식인답다는 것은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일까?
여성스럽다, 남성스럽다, 어른스럽다...
단어 옆에 바짝 붙은 '스럽다', '답다'가 그럴싸하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계속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며 배움에서 발을 떼면 안될 것이야.
어울리지 않으면 어울리지 못해.
대접받지 못하고 도태되지.
사람다움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사람다운 사람과 어울리기 어렵고
어른스러움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어른처럼 굴어도 어른 대접을 못 받지.
배움은 너를 무엇에든, 누구에게든 어울리게 해 줄거야.
그렇다면, 학교를 졸업한 어른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사실 이런 질문은 우인(愚人)들이나 하는 질문이지만 아직 삶의 기간이 짧은 너희들은 경험의 폭이 좁을 수 있기에 몇 가지 알려주려 하는데 괜찮겠지? 정답은 없겠지만 현인(賢人)들의 책을 통해 배운 해답은 의외로 간단해.
아주 뛰어난 인간을 만나면 '저렇게 살아야 하겠구나'를,
간혹 아주 사악한 인간을 만나도 '저렇게 살면 안되는구나'를,
전혀 배울 게 없는 이를 만나도 '저렇게 되지 않으려면 나는 뭐라도 배워야겠다'라도 배우지.
직접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물리적 한계는 '책'으로 채울 수 있단다.
책은 수천년전의 경험많은 이들의 지식과 지혜가 모두 담겨 있지.
종이와 인쇄기술이 없었던 시절 양피지에 필사가들이 하나하나 옮겨 적으며 지금 네 손에까지 들려진 바로 그 책에는 가히 놀라운 삶의 지혜들이 널 기다려.
그래서
유행하는 책보다는 유행에서 멀어진,
하지만 오랜 기간 넓은 세상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또 읽히는 그런 책들부터 선별하여 읽기 바래.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아는 단어들이 모여 있지만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혹은 이해가 버거운 부분을 자주 만나게 될거야. 그럴땐 잠시 멈추렴. 그리고 그 부분을 그냥 네 머리 한켠에 냅두렴. 그리고 다른 책을 잡으렴. 이해안되는 그 부분은 경험의 결핍때문이야. 삶에서 직접 체험하거나 또는 다른 책을 통한 간접체험을 통해 그 부분이 메워진단다. 그러니 어려운 책이라고 포기하지 말고 다른 책을 읽고 수주일 뒤 다시 읽어보면 그 부분이 이해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거야.
몇 주전까지 이해 안되던 것에 무엇이 보태졌길래 이해가 되는 걸까?
안다는 것은 그렇게 활자만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는 경험을 가져보면 좋겠어. 그러면 그만큼 넌 성장하는 것이지. 너의 무지가 채워지는 것이지. 너의 삶이 조금 더 높이 고양되는 것이지. 그런데 모든 책이 다 양서는 아니야.
한 번 읽히고 사라지는 책들이 난무한 지금, 요령이나 비결을 알려주는 책은 되도록 멀리하고 근본을 알려주는 책을 읽어야 해. 쉽게 단숨에 읽히는 책보다는 한장한장 읽다가 덮기를 반복하게 하는 그런 책을 읽으렴. 널 멈추게 하는 책은 너를 자극하여 네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이라 너의 부족하거나 구멍난 공간을 진리로 채워줄거야.
그 책 속의 글이 네 눈을 통해 네 가슴에 도달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눈에서 가슴으로 간 활자들은 네가 걷는 사유의 길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니
한장한장 더디더라도 그런 책이 네게 양서가 될거야.
단, 책을 읽으며 네 삶에 대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적허영이야.
꼭 기억하길 바란다.
이제 배움을 지속하면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이득에 대해 말해볼께.
==> 삶이 주는 최고의 에피파니를 느끼렴! 3편(돌아오는 목요일) 으로 이어집니다.
[지담연재]
월 5:00a.m. [이기론 - 어떻게 살아야 할까.]
화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수 5:00a.m. [지담단상-깊게 보니 보이고 오래 보니 알게 된 것]
목 5:00a.m. [Encore! '엄마의 유산']
금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토 5:00a.m. [지담과 제노아가 함께 쓰는 '성공']
일 5:00a.m. [Encore! '엄마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