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ore '엄마의 유산' - 5번째 편지
5번째 편지
당연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연하게 행하지 못할 때, 참 어이없고 당황스럽지.
인간이 성장하려면 계속 자신이 모른다고 여겨야 하는데 뭐 잘났다고 아는 지식을 휘두르는지...
자신은 모르지 않다고,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잊었다고,
다 들여다 보이는데 자꾸 그리 얘기하면 결국 '나는 어리석습니다'라고 소리치는 꼴로밖에 보이지 않는단다.
'나는 모른다.', '나는 무지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명심하는 자만이 지속적으로 자신을 '배움'의 터에 머무르게 할 수 있어.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배움의 문을 여는 자야말로 '지혜'로운 자로 불릴만 하지. 삶은 지식이 아닌, 지혜가 동반되어야 진짜 삶이겠지? 이걸 모르는 이는 없겠지?
하지만 이리 당연한 것을 행하는 자는 드물어.
아는 것(앎)이 사는 것(삶)으로 연결된 것이 지식이 지혜로 승화되는 것이며
지혜로운 삶이어야 너의 삶이, 너의 인생이 충분한 가치를 지니겠지.
그래서, 오늘은 '배우는 것'이 얼마나 환상적인 인생으로 널 안내하는지 제대로 일러주고 싶구나...
'말을 탈 줄 아는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배우기 전에 말을 탄 사람은 없듯이[1]'
배우지 않고 알아지는 것은 거의 없어.
본능적으로 타고난 감각 외에 네가 알고자만 한다면 모든 것은 '배움'으로 얻을 수 있어.
그러니 엄마의 말을 '나는 계속 모르는 사람이니 자신감없이 살라는 말인가?'로 여기지 말고
계속 배우며 알아가는,
오히려 자신있는 사람으로 너의 한계로부터 벗어나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주길 바래.
모든 배움은 종류를 막론하고 처음엔 알파벳을 외우는 것처럼 시작하지. 그것을 모아 단어를 익히고 단어는 다시 숙어가, 문장이, 문구가, 글이, 책이 되지.
그렇게 글과 말은 단지 활자의 실체를 너머 그 이면에 '의미'와 '가치'를 담게 되거든. 지식이나 기술도 마찬가지야. 지식이나 기술이 모여 인지가 되고 인지가 삶이라는 실재에 대입되어 지혜의 단계에 이르게 된단다.
그 경지의 끝이 어딘지 모르면서 '안다'고,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여기는 것은 이제 알파벳 겨우 읽으면서 '나 영어할 줄 안다!'라고 자랑하는 어린아이와 같지. 계속 자신의 무식을, 무지를 인정하고 들여다봐야 한다.
삶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다워서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할 수밖에 없어. 새로우니까 지식만으로는 이해도, 해결도 한계가 있겠지? 그래서 삶 자체가 지닌 본성이 난해(難解, 이해하기 어려움)인 것이야.
그저 머리만 복잡하고 큰 가분수인간이 되는거야.
지식자체는 그저 정보의 조합으로 탄생한 일시적인 개념일 뿐, 허상이고 추상이란다.
지식은 삶에 적용될 때, 즉 앎이 삶으로 경험될 때 비로소 '가치'의 의복을 입는 것이야.
또 말하지만 자신의 무식을, 무지를 바라봐야 한다.
인생이란, 삶이란, 사람이란, 자연이란, 네가 걸어가는 그리고 걸어가야 할 길이란 온통 미지의 것들이라 볼 수도 알 수도 없단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지금 존재하는 지식만으론 풀 수 없어. 지식을 쌓고 또 쌓고 더 쌓아서 그것의 뭉치가 서로 연결되고 연결된 것들끼리 서로 충돌하여 소멸될 것들은 소멸, 새롭게 창조될 것들은 창조시켜 너만의 지혜로 승화시켜야 해.
[1] 키루스의 교육, 크세노폰, 2016, 한길사
2년전 처음 연재를 시작한 [엄마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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