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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Jan 03. 2025

새로운 도전앞에 선 딸아들에게...
2025 첫편지

지난 12.29. 무안공항의 제주항공기 참사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2025년이다.

올해는 정말정말 엄마와 너희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해인 것 같아.

딸! 

우리 이쁜 딸은 대학을 마치는 것과 동시에 네가 꿈꾸는 독일로 갔지. 낯선 곳에서 혼자 생활한다는 두려움보다 꿈의 간절함이 너의 인식과 환경의 한계를 모두 극복하는 경험으로 올 한해를 시작한거야. 


네가 원하는 그 곳, 아직은 막연하고 마치 환상속에서 망상을 꿈꾸는 듯 하겠지만 원래 꿈이란 게, 이상(理想)이라는 게 모양이 그렇잖아. 


형이상학은 추상이야.

그러니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무한의 세계지.

모든 현상에 우선되는 것이 상상이고.

상상을 크게크게 할수록 현상도 크게크게 일어나는 법이지. 


자, 2025년...

무한한 가능성의 세상이 너희에게 선물처럼 왔어.

'가능성'을 선물받은 느낌이 어떠니?

왜 너희에게 '선물'이 주어졌을까?

이 선물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담고 어떻게 선물을 소중히 여기고 또 그 선물을 받은 너의 가치는 선물만큼 어떻게 드높일까...?


12/26일 인천공항에서 출발, 혼자 독일로 날아가 기차에 짐 잘 싣고 숙소까지 안전하게 도착한 딸.


공항에서 널 배웅할 때 네 덩치의 2배나 되는 악기에, 커다란 짐가방에 소소한 작은 짐들까지... '이걸 혼자서 다 이동시킬 수 있을까?' 사실 조금 걱정했거든. 그런데, '못해도 해야지! 다들 이렇게 해!', 경험없지만 해낼 수 있다는 당찬 말에 엄마는 네게 더 커다란 '믿음'이 생기더구나!!


아니나 다를까. 엄마는 

'저걸 혼자서 어떻게 기차에 다 실었지?' 놀랐어.

쉽게 벤이라도 불러서 숙소에 갈 줄 알았는데

넌 공항에서 기차역까지, 기차안까지, 또 네가 묵을 숙소까지....

혼자서... 아는 이 하나 없는데... 참으로 잘 해냈어.


한달은 숙소에, 한달은 또 다른 숙소로 옮겨 2달간 원하는 학교의 입시를 치르러 간 딸.


밥이며 빨래며 살림까지 해가면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데 그저 숙소에서 혼자 연습연습연습에 매진할 딸을 생각하니... 엄마는 참 너에 비해선 한참 모자라다 싶기도 해. 너도 그렇지? 하기 싫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그런데도 장봐서 냄비밥해서 스스로 요리해서 챙겨먹는 거 대견해..


편한 것이 쉽고 빠른 것 같겠지만

다소 불편한 것이 어렵고 느린 것 같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소소한 것들에서 '불편함이 주는 이득'을 경험으로 알아가는 건... 지식을 너머 '지혜'를 깨닫게 하는 비결일 수 있단다. 건강도, 인내도, 보이지 않는 그것들이 네 속에 차곡차곡 쌓여서 어떤 한 순간 응집되어 큰 힘이 되지.


이 모든 것들을 그 곳에서 혼자 다 치러내는 네가 너무 대견해. 엄마가 이제 네게 배운다... 고마워 딸... 



엄마는 네가 이렇게 낯선 도전을 하면서 한번도 엄마에게 징징대지 않은 것도 너무 고마워. 불과 서너달 난생 처음 접한 독일어도 배워야 하고, 졸업연주가 코앞이라 연주연습을 비롯한 여러가지 소소한 준비에, 독일의 대학원입시준비에, 비행기티켓을 끊고 원서넣고 숙소정하고... 암튼 이 모든 과정이 엄청났을텐데... 넌 혼자서 다 했지.


뭐든 직접 부딪히며 삶을 진지하게... 사는 것을 통해 배워나가는 네가 대견해!

수학을 잘한들 인생의 함수를 풀어내지 못하고

영어를 잘한들 타문화와 공감을 느끼지 못하고

물리를 잘한들 세상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생물을 잘한들 자연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지리를 잘한들 혼자서는 어디도 가지 못하고

경제를 잘한들 자신의 통장을 채우지 못하고

경영을 잘한들 구성원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철학을 잘한들 인생의 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음악을 잘한들 소리와 소음을 구분하지 못하고

체육을 잘한들 건강하지 못해 질병에 시달린다면 

그저 머리만 복잡하고 큰 가분수인간이 되는거야(주1). 


네 꿈을 믿고

꿈이 너를 이끄는대로

믿음에 너의 모든 것을 고정시키고 그렇게 나아가렴...

장하다..



아들!

이제 2월이면 제대구나. 벌써 우리 아들이 이렇게 컸다니 믿어지지가 않네!!! 훈련소 들어갈 때, 그리고 1달 후 훈련소 수료식때, 네 짐을 집에서 택배로 받았을 때, 그리고 몇 달 후 네가 보낸 손편지까지... 엄마는 솔직히 혼자 훌쩍훌쩍 울기도 했었다! 우리 아들 보고 싶어서.ㅎㅎㅎ


그런데 벌써 제대를 앞두고 있다니... 아직 두어달 남았지만 잘했어!! 참 잘해냈어!!!


훈련소 수료식, 그리고 아들이 부대에서 엄마에게 보낸 손편지


그래도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보낼 때 엄마랑 못해본 경험들, 부대에서 휴가나올 때마다 우리 참 재밌게 놀았어. 그치? 영화도 보러가고 맛집도 다니고 여기저기 놀러도 다니고... 그 때마다 엄마가 글을 쓸 수 있게 늘 배려해주는 아들, 지나치게 멋졌던 거 알아? 특히, 영화관에서 영화시작하기 전까지 엄마 음악들으라며 귀에 이어폰 꽂아줄 때... 아... 이 아들... 누구 주기 아깝다... 그 때 엄마 너한테 반했잖아.^^


좌> 작년 크리스마스 / 중> 아들과 제주도여행 / 우> 아들과 영화관


올해는 우리 아들도 진짜 어른의 대열에 들어가지? 

누나가 대학을 졸업하며 진짜 어른의 길로 한걸음 내디딘 것처럼 

너 역시 군대를 제대하고 이제 진짜 어른이 되는거야.


네가 대학에 들어간 뒤 1학기 학교다니고 바로 군복무부터 마친다고 했을 때 

네가 엄마에게 했던 말, 아직도 기억나. 


"엄마 내가 목표가 생겼는데 8년뒤 목표를 이룰 때까지 읽어야할 책 읽고 또 그 때까지 술은 입에도 안댈거예요. 군대가면 책 진짜 많이 보고 나올께요." 


근데 그걸 지키더구나... 장하다 아들. 네 의지가 세상에 전해졌는지 (엄마가 군생활을 잘 모르지만) 네가 책을 그나마 읽을 수 있도록 자대배치가 되고 보직도 주어진 것 같아. 그치?



책은... 이제 네게 습관이 되었을거야. 계속 읽다보니 너 스스로 일기도 쓰려고 했고 그렇게 매일 기록하는 글이 주는 의미까지 알게 되서 지난 번 휴가때 "엄마, 뭘 계속 쓰니까 참 좋은 거 같아"하며 엄마랑 둘이서 '글'에 대한 얘기 나눴었지... 엄만 너랑 이런 소소한 얘기 나누는 거 참 좋아! 무슨 일을 하든 자기의 내면을, 또 세상의 흐름을 그렇게 네 삶으로 연결지으려는 사고를 계속해나가는 습관... 이 좋은 습관이 네게 잘...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말야.


정신의 길은 행동이 만든단다. 

그리고 그 길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하지. 

한마디로, 습관은 행동의 반복으로 네 정신에 새겨진 길이야(주1).


제대 후 몇달뒤면 너도 미국으로 가겠지. 네가 그토록 원하던 '네 꿈을 이뤄줄 공부'를, 아니,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들어가는거야. 미국 깡촌에서 네가 이를 갈면서 버텨온 시간들... 

그 시간이 군대로 인해 다소 정체된 것 같겠지만 아니야. 아닐거야. 분명 군대에 있었던 그 2년여의 시간에 쌓인 많은 경험들은 분명 네 안에서 화학변화를 일으켜 질좋은 양분으로 쌓여 있을거야. 무엇보다 계엄이라는 사태를 군인으로서 겪은 것은 네 인생에 평생 잊지 못할, 정의와 국가와 모두를 위한 선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어.


엄마는 8년 뒤(벌써 2년 지났으니 6년 뒤) 네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네가 분명 멋진 모습으로 당도할 것을 확신해. 


'만일 단 한 사람이 자기 본능 위에 반석처럼 몸을 세우고 단단히 거기에서 지키고 있으면, 이 거대한 세계가 도리어 자기 편으로 향하여 오리라(주2)



딸! 아들!!!

이 모든 소소한 경험과 이 경험이 지나간 시간들이 너희들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 같아.

단단해진다는 것은 토대가 잘 형성되어 간다는 의미야. 


토대가 부실하면 조금 강한 바람에 부러지거나 어딘가로 휙! 날아가버리거나 흔들흔들 갈팡질팡할거야.

하지만 든든한 토대는 다소 흔들리고 부러지고...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결코 엉뚱한 곳으로 뽑혀서 날아가지는 않아. 느리고 정체된 시간들조차 그 토대를 단단하게 하기 위한 시간으로 영글지.


자, 아직은 갓어른이니까 더 토대가 단단해지도록... 많은 경험을 해...

그렇게 단단한 토대를 지니게 되면 이제 그 토대위에 너희들의 길이 제대로 날거야.

그러기 위해 이제 너희들은 이제 진짜 어른으로서, 

너희 꿈을 위해 제대로 도전할 시간앞에서 새로운 목표가 필요한 시점이야.


잠깐! 

목표를 네가 정하지만 네가 이룰 수 있다고 여기지는 마. 


목표는 네가 원하는 것이 맞아. 네가 만든 것도 맞아. 하지만, 더 큰 시선에서 너를 바라보렴. 그러면 목표란 너를 통해서 세상이 구현하고자 하는 정체로 보일거야. 목표란 너밖에 할 수 없기에 너에게 주어진 의무로도 보일거야. 목표란 너여야만 해낼 수 있기에 너에게 시련을 줘서라도 이루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될거야. 또한 목표란 너를 더 높은 차원으로 이동시켜줄 결과이며 너를 증명해낼 물리적 현실이라는 거대한 관점을 갖게 될거야(주1). 


그러니 '진짜 어른'이 되는 이 새로운 인생의 길 앞에서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구체화하고 목표에 자신을 세워두고 앞으로의 하루하루를 만들어가길 바래. 너희들 덕에 [엄마의 유산]이 출간되고 또 많은 어른들에게 읽혀지고 또 엄마는 이를 엄마손에서 끝낼 게 아니라 많은 이들과 나누고 계승시켜 모두의 선(善)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더 큰 꿈을 꾸게 되었어.


선물처럼 온 2025년.

무한한 가능성의 시간들...

가능성에 실체의 옷을 입히는 것이 바로 목표의 힘이야.

너희들, 엄마, 또 [엄마의 유산]을 읽는 모두가

자신이 당도코자 하는 그 곳을 위해 가능성의 앞에 서 있는 지금....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2025가 선물처럼 내게 온 이유가 뭘까? 

세상은 내게 어떤 2025를 바랄까?




엄마?

엄마는 너희들에게 쓴 편지, [엄마의 유산]출간과 더불어 더 큰 꿈을 향해 달려야 할 것 같아. 엄마처럼 글과 책이 좋은 분들과 함께 3주뒤면 첫 만남을 가져. 이런 모임을 만드는 이유는 시작은 이렇게 작고 나약한 엄마로부터였지만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하나하나의 작은 물방울들이 모이길 바라기 때문이야. 그렇게 모여서 뜻을 같이 하면 '계승'이라는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거든. 


'내가 아니라 나의 뜻이 길을 낸다'는 것을 

엄마는 믿고 있잖아... 

18일은... 

정말 경이로운 순간이 될거야...


딸은 독일에, 아들은 군대에 있어서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엄마... 잘 해볼께...

엄마와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

믿고 응원해 줄거지?



# [엄마의 유산]

    => https://guhnyulwon.com/

# 1/18, 위대한 시간에 초대합니다!

   => https://guhnyulwon.com/invite-20250118

# 1/18, 이벤트 비하인드스토리

==>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1273


주1> 엄마의 유산, 김주원, 건율원.

주2> 자기신뢰철학, 랄프왈도에머슨, 동서문화사


[지담연재] 

* 2025년 시작, 연재요일이 아래와 같이 변경됩니다.

월 5:00a.m. [감정의 반전]

 5:00a.m. [엄마의 유산]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 [지담과 제노아가 함께 쓰는 '성공']

금 5:00a.m. [엄마의 유산]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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