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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Dec 31. 2024

모두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을
2024년 12월.

지난 12.29. 무안공항의 제주항공기 참사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본 브런치북 [엄마의 유산]은 얼마전 출간된 [엄마의 유산]을 이어가고자 자녀에게 쓰는 편지형식으로 써내려갑니다.


2024년 12월.

우리 모두에게 사실이지만 믿기 어려운 사건들이 연일 벌어지네...


2024년 12월은 말도 안되는 한 사람의 기형적인 권력욕으로 빚어진 계엄으로 나라가 흔들리는 혼돈속에서 우리의 불안감이 가중된 와중에

우리에게 또 거대한 아픔이...


무려 179명이나 안타까운 생명이... 


겪지 않아야 마땅한 일들을 온국민이 겪으며 연말... 모두가 침통한 분위기에 잠겨 있어.


12.29. 무한공항의 제주항공 대참사.


2024.12.29. 무안공항 참사.


과연 이러한 사태들이 우리에게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세상은 사태를 통해서 우리를 깨닫게 한다지만

우리 그냥 무식하게 살아도 좋으니

너무 커다란 희생을 담보한 이런 참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 세대에는 5.16쿠데타부터 12,12사태,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대구지하철, 세월호, 최근의 이태원참사까지... 잊을만하면... 이렇게 온 국민을 울리는 참사가 일어나네... 한집건너 한집... 이런 사건사고에 가슴아프지 않은 집들이 없을 정도야...

우리는 삶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다른 죽음을 원해야만 한다. 자유롭고, 의식적이며, 우연이 아니며, 갑작스럽지 않은 죽음을(주1).


소중한 한사람 한사람의 생명은 '갑작스럽지 않은 죽음'이어야 할텐데... 왜 이런 일이 또 벌어진 것일까? 이 희생이 우리에게 무엇을 자각하라는 것일까? 그저 애도하고 가슴아파하고 시간지나면 잊혀지는 그런 사태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목숨이 희생됐지...


과거 대구지하철참사. 이들의 희생으로 그 때부터 지하철에 불연재를 사용했대. 소방관들의 방화복과 방화장갑도 수많은 소방관들의 희생을 통해 개선된 것이고 이태원참사로 수많은 젊은이의 목숨을 잃고 나서야 도로가 재정비됐지. 


힘을 가진 자들에게 '윤리', '정의', '절제', '철학', '사명'이 결여되면,

아니, 이러한 가치를 지니지 못한 이가 '힘'이란 것을 갖게 되면

평범한 우리가 너무 큰 희생을 치르게 되지. 

세월호참사... 아직도 생각만해도 억울하고 끔찍해. 

여하튼 우리나라를 뒤흔든 사태들은 모두 '힘을 가진 자의 부정'에 의해 일어났어.


이번 무안공항 참사를 접하면서도 솔직히 '저기 또 어떤 비리가 있겠지.'싶은 추측이 없는 것은 아냐. 그렇지만 무고한 희생이 억울하지 않도록 그런 비리가 없길 바래... 없어야할거야. 과거의 사건들처럼 들추고 들췄을 때 더러운 '권력의 오물'이 묻혀져 나오지 않아야 할거야. 왜냐면, 이들이 힘가진 자들의 욕망때문에 희생되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니까! 


이 참사에 애도를 표하면서 씁쓸하지만 우리, 이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힘'을 가진 자들이 '힘'을 정의롭게 쓰는 사회가 되길...

아이야... 앞으로 너희들이 아이를 낳고 꿈을 펼치며 삶을 꾸려갈 세상... 우리나라가 정말 '자유'가 넘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세상이 되길 바래.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힘'이 필요하지. 힘이 넘친다고 마음껏 힘을 쓰는 것은 자유가 아니란다.  


'자유'에 '윤리'와 '선(善)'이 결여되면 '악'이 된단다.

'자유'에 '정의'가 결여되면 누군가를 '구속'하는 '비굴한 권력'이 된단다.

'자유'에 '절제'가 결여되면 '탐욕'이 된단다.

'자유'에 '철학'이 결여되면 '이기'가 된단다.

'자유'에 일정기간, 일정부분의 '구속'이 없다면 '방종'이 된단다.

그리고

'자유'에 '자신의 사명'이 결여되면 '염세나 냉소주의자'가 될 수 있단다(주2.p.471).


네가 아주 어릴 때 엄마랑 이런 대화를 나눴었지. 마트에 아무렇게나 진열된 동물들을 보면서 네가 '이러면 안된다고' 울먹거릴 때 말야...


'네가 힘을 갖게 되면 이 불쌍한 녀석들이 이렇게 아무렇게나 진열되어 사고파는 문화를 없앨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고. 어떤 공부든 너를 힘있게 하는 공부여야 하고 힘을 가지면 반드시 써야할 곳에 써야 한다'고 했던 말. 그 때 참 어렸었는데도 아들은 엄마가 하는 말을 참 귀담아 잘 들어줬었어. 그 조그만 입으로 뭐라뭐라 물어가면서(주2.p.15)


이번 무안공항의 대참사가 너희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냥 안타까운 사건? 다시 일어나면 안되는 불쌍한 사건? 이를 통해 뭔가가 개선될 계기를 만들, 그런 사건? 이 엄청난 죽음이... 말도 안되는 사건이 그저 '사건'이라는 두글자에 묻히게 하기 보다 이 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서서히 소멸되어가는 '근본'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보면 좋겠어... 

어떤 현상이 강렬하게 사회에 등장했다는 것은 모두에게 커다란 숙제를 남기는 것이거든.


이제 대한민국의 허리가 되어줄 너희 MZ세대들이 정말 '제대로 올곧은 정신'으로 자신의 '아는 것'을 모두의 '사는 것'으로 연결짓길 바란다. 참사의 원인이 어떻게 밝혀질지 아직 몰라. 인천공항만 해도 새를 퇴치하는데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는데 이런 관점에서 과연 예산은 투명하게 사용되었는지, 기기점검이나 사전경고, 주의등에 안이하게 대처하거나 간과하진 않았는지... 원인이 밝혀지긴 하겠지. 


좀 과장된, 비약된, 막말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정신이 부실한 사람도 위대한 학자가 되어 있고

정신이 아예 없는 정치인도 위대한 정치인이 되어 있고

정신이 삐뚤어진 의료진도 위대한 의료인이 되어 있고

정신이 불량한 교육자도 위대한 교육의 수장이 될 수 있는 이상한 가능성의 힘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우리 기성세대들이 먹고 살기 힘든 부모 밑에서 '공부만 잘 하면' 뭐든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형적인 생각에 빠져서 말 그대로 '공부만' 잘한 사람들이 힘을 가지게 되었고 그 힘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지. 그런데 너희들 세대는 그렇지 않아야지. 


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 최고지. 너도나도 공부공부공부밖에 안하는 것 같아.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해낸 그 힘이... 이제는 자기를 비롯한 모두를 이롭게 하는 사회로 쓰이길 바래. 공부 잘해서 사회적으로 뛰어난 인물이 되면 비리에 물드는... 우리의 교육이 이러한 방향으로 인간을 양성한다면 그건 더 이상 교육이 아니라 악이지.


아는 것이 사는 것으로

사는 것이 공공의 것으로 

공공의 것이 전체를 향해서

전체가 부분을 안으면서 가야지.


퇴계의 설명을 빌자면 그는 [성학십도(주3)]에서 경(敬)은 주로 일상 행동거지에서의 조심스러운 태도에서 나타나는 것이라 했어. 마치 마치 말을 타고 가면서도 개미집두덩을 피해 달릴 수 있는. 자신의 힘으로 원하는 곳을 향해 질주하더라도 발밑의 개미집을 건드리지 않는거야. 개미따위는 죽어도 괜찮다가 아니라 개미마저도 보호해야 할 생명임을 알고 달리는 것이지. 

'바탕이, 그러니까 근본이 실용과 떠나 있으면서도 실용의 의미를 지녀야 한다는 것(주4)'. 너희들의 공부가 그렇게 사는 것과 연결되어 개인의 정신에, 삶에, 그것이 모두의 삶을 바라보는 관조가 되길 바래.


이 참사를 애도하는 너희들의 마음이 그저 안타깝다. 속상하다. 억울하다.는 감정에서 끝날 게 아니라 너희들 정신이 더 근본이 되는 바탕을 들여다보고 사회의 근간이 어떻게 바로잡아져야 모두의 삶을 위하는 길이 될지 숙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래. 물론 엄마도 마찬가지지. 이 글을 읽는 기성세대들 모두가 그래야 하고.


1/4일까지 애도기간이다.

정치도, 경제도, 흔들거리지만 개인의 정신만큼은 오히려 더 단단해져야 할 것이야. 이 기간만큼은 모두가 자숙하고 희생자들의 희생이 그저 사고로 인한 안타까움으로 남지 않도록, 이를 통해 개개인이 '우리가 살아갈 날들, 세상, 그리고 생명'에 대해 다시 한번 더 관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우리 모두에게...

2024년 12월은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새로운 2025년은 이 힘겹고 아픈 시간들이 왜 이리 연거푸 벌어지는지, 

그 이유가 될 근간에 혹여 우리 개개인이 간과하거나 잃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모두가 자성, 자각하여 새로운 정의와 사랑으로 시작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우리 조금 더 괜찮은, 닮아도 되는, 따를 수 있는 어른이 되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책과 글을 사랑하는, 보다 삶을 진지하게 살아보고픈... 그런 어른들이 조금씩 더 많아진다면...

우리가 좀 더 살기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요?


# '엄마의 유산, 아빠의 유산'을 함께 해요!

[엄마의 유산]은 계승이 목적입니다. 저와 함께 '엄마의 유산2'를 이어가실 엄마작가(초보자라도 상관없습니다.)들, '아빠의 유산'을 써주실 아빠작가님들을 기다립니다.[작가에게 제안하기]로 메일주세요!


# 1/18, 위대한 시간에 초대합니다!

   => https://guhnyulwon.com/invite-20250118

# 1/18, 이벤트 비하인드스토리

==>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1273


주1> 니체, 우상의 황혼, 부북스

주2> 김주원, 엄마의 유산, 건율원

주3> 퇴계 이황이 1568년 선조원년에 경연에서 선조에게 유학의 대강을 해설하고 심법(心法)을 간명하게 설명하기 위해 여러 유학자들의 학설과 도설(圖說)을 소개하고 자신의 견해를 나타낸 책(위키피아 발췌)

주4> 김우창, 깊은 마음의 생태학, 김영사


* 연재 요일을 변경합니다.

[지담연재]

월 5:00a.m. [감정의 반전]

 5:00a.m. [엄마의 유산]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 [지담과 제노아가 함께 쓰는 '성공']

금 5:00a.m. [엄마의 유산]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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