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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해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감(感)을 잃어간다면

by 지담

'어울려서는 안될 사람과 어울린 것도 죄'라는 어떤 성현의 말씀이 기억나.

성인이 된다는 것은 '관계'가 확장된다는 의미와 '관계' 속에서의 자유와 책임도 무게감있게 짊어져야 하는 것이란다. 엄마가 많은 이들을 코칭하면서 듣게 되는 대다수의 고민과 힘겨움은 '관계'때문이야. 인간관계에서의 힘겨움은 어느 누구나 어려워하지.


감정이란 것이 인간에게 늘 각양각색으로 존재하기 때문이고

또, 지금 AI의 무서운 속도로의 진입은 더더욱 우리의 관계십을 무디게 하고

이는 결국, '인간관계'에서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거나 허투루 알거나 또는 외면하는,

어떻게 보면 그릇된 도덕률을 지니게 하는 무서운 시대에 너희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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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알다시피, 엄마는 '지혜'를 연구하는 학자이자 인문학공부를 그 무엇보다 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이잖아. 지금처럼 로봇과 친구, 아니 가족처럼 지낼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인문학은 더더욱 중요해지지.


오늘 낮에 줌(ZOOM)에서 몇몇 작가님들과 이와 관련된 얘기를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만약, AI로 인해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感)을 점점 잃어가면 당연히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도덕성도 무뎌질텐데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라는 화두가 던져졌어.


강도, 살인만이 죄가 아니란다.

성폭행처럼 상대에서 수치감,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악덕이듯

상대의 정성과 가치를 폄하하는 비난 역시 악덕이지.


제 아무리 AI가 설쳐대더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선(善)은 지속적으로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바래.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 인간에겐 '감정'이라는 것이 너무나 미세하게 많은 차이를 지니고 있고 게다가 '이성'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라 '관계'는 여전히 인간이 지닌 숙제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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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고립된 사람들이 늘어가고 또 홀로 재택근무하는 환경이 더 보편화되는 사회에서

점점 약해지는 '관계십'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캇펫박사가 말한 '사랑하고 판단하지 말고 판단하고 사랑하라(주1)'는 말처럼

'관계'에 어떤 사람이 득이 되고 해가 될지 조금 얘기해보고 싶구나.


사실,

'관계'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너에게 '유리'하기 때문이야.

관심있다는 것이잖아.

자신에게 유용하거나 유쾌한 것이 인간의 미덕(주2)이라는 성현의 말씀처럼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하니까 관계를 시작하고 이어가려 하지.

반면 유리하지 않으면 관계를 멀리 하거나 단절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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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관계'란 일단 유리하다, 즉 득이 된다고 인정할 수 있겠네.

관계의 시작은 무조건 득으로부터지.


하지만, 문제는 관계가 지속되면서 갈등도, 스트레스도 동반돼. 그러니까 엄마가 십수년간 코칭을 하면서 거의 대다수가 '관계'로 인한 토로를 하겠지? 그렇다면 사람들이 관계를 시작할 때 모든 관계에서 득으로 시작하여 더욱 득이 되어지는 관계를 원하지만 그러기는 커녕 해가 되는 관계도 많다는 의미가 되지.


자, 그럼 스캇펙박사의 조언대로 '판단하고 사랑'해보자.

'판단'이란 기준이 있어야 할텐데

천만가지 감정을 지닌 인간을 과연 어떤 잣대로 기준을 대고 이런 사람은 사랑하고 이런 사람은 사랑하지 말라고 하겠냐마는 엄마가 십수년간 코칭을 하며 나름의 경험으로 네게 말해줄 수는 있을 것 같아. 경영학에서 국내 최초로 지혜를 연구하며 유명학회에서 우수논문상을 3차례 수상했고 십수년간 글로벌 코치로서 사람들의 성장을 코칭했던 경험이니 그저 주관적인 견해로 치부하지는 않았으면 해.


어울리지 말아야 할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죄. 라니

'득'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관계'의 속성에서

'어울리지 말았어야 할 사람'과 관계가 맺어졌다는 것은

'판단'의 부족함이 있었다고 할 수 있겠지?


엄마가 지금부터 거론하는 사람들과는 깊은 관계는 맺지 않길 바래.

판단하고 사랑하자.


첫째, 늘 칭찬만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참으로 네게 좋은 사람으로 비칠 수 있어. 하지만 네게 진실된 사람이기는 어려울 수 있단다. 또는 네게 크게 관심이 없을 수도 있어. 그냥 잘못해도 잘했다 잘했다라고만 하면 기분은 좋겠지만 네 성장을 바라는 것은 아닐 수도 있잖아.


둘째, 부정정서를 내뿜는 사람

에너지는 질량으로 변환되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넌 알거야. 부정의 에너지는 긍정의 에너지보다 10배이상으로 빠르고 넓게 확산된단다. 네가 아무리 기분좋아 웃고 싶어도 네 앞에서 한숨쉬거나 인상을 찌뿌린 사람앞에서 웃기는 어렵지. 이렇게 분위기나 기운은 대부분 부정정서가 지배해.


물론 표정만으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어. 늘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사람, 한숨을 자주 쉬는 사람, 남의 뒷담화를 자기일마냥 들떠서 하는 사람, 과거한탄이 긴 사람, 자책이 심한 사람, 하소연이나 넋두리가 많은 사람 등과는 되도록 관계를 시작하지 마라.


입에서 나오는 말은 정신의 반영이란다.

머리 속에 뇌가 있듯 혀는 입속 뇌야.

그러니 말과 표정을 통해 그 사람의 정신을 보렴.

그러면 그 사람의 정서상태가 보인단다.


매일 대하는 동료는 당신의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있는 부분을 차지한다.

그들의 성격에 따라 당신은 진보할 수도 있고 퇴보할 수도 있다. (중략) 만약 인생의 부정적인 측면만 보고, 늘 불평하고 우는 소리를 하고, 인간의 결점이나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동료리스트에 올라 있다면, 될 수 있는대로 빨리 그런 사람을 리스트에서 지워라!(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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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무반응인 사람

무반응에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엄마가 말하는 무반응이란 센스가 조금 없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사람을 말해.


사람은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란다.

자극이 무디다는 것은 영혼의 탁도와 연관있어.

자극이 뭐니?

감(感)이잖아.

영감(靈感)이라고도 하지.

영혼이 주는 느낌이 감각이고 이를 우리는 자극하는 것이잖아.

영혼의 탁도가 흐리거나 혼탁한 자는 멀리 해라.

요령과 꾀가 많고 정의나 도덕에 있어서도 순수성을 잃었거나 잃을 확률이 높단다.


순수함은 인간이 꽃을 피우는 것이다. 우리의 천재성, 위대함, 신성함과 같은 것들은 이 순수함의 꽃에서 탄생하는 다양한 열매일 뿐이다. 순수의 수로가 열리면 인간은 그대로 신에게로 흘러간다. 순수함은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불순함은 우리를 나락으로 내던진다(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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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언행이 불일치하는 사람.

어쩌면 나에게 득이 되고 해가 되는 사람을 구분하는 데에 있어 이처럼 가시적으로 확실한 방법은 없을거야. 말은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행동은 하느냐 안하느냐 딱 표가 나잖아.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되겠지?


이런 사람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기만에 빠진 사람이거나 말이면 뭐든 다 받아주는 사람들 틈에서만 살아왔거나 행동이 따르지 않고 말만 해도 사람들이 다 자기를 믿을 것이라는 교만에 빠졌거나 말(사고방식)+행동(행동방식)=삶(삶의 방식)인데 둘 중 하나만으로도 살아진다는 무지한 사람이야.


다섯째, 좋은 게 좋은 것이라 넘기는 사람.

사소한 만남에서야 정말 좋은 게 좋은 것이지! 이왕이면 좋은 게 좋은거야!! 하지만, 어떤 중요한 결정에서, 책임을 따져야 할 때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다수를 위한 역할이자 책임이란다. 의견이 필요한 자리에서도 좋은 게 좋은 것이라 다수에 묻어가는 몇 사람때문에 약한 자가 오히려 피해를 입고 악한 자가 힘을 얻는 경우가 많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이도저도 아닌 의견을 내는 사람은 타인의 이해나 이로움, 다수의 선에는 관심없는 지극히 근시안적이거나 이기적인 사람이야.


여섯째, 착하기만 한 사람.

'착한 사람은 좋은 사람일까?' 아니야.

'착한 사람은 옳은 사람일까?' 아니야.

'옳은 사람은 착한 사람일까?' 맞아.


우리는 '착하게 살라'는 말에 길들여져 왔는데 착한 사람은

자신의 주장따위는 늘 뒷전으로 미루고 어떻게든 갈등없게 대화하고 '알았어'라는 말로 자기마음과는 무관하게 남들의 노예를 자처하고, 옳은 소리보다 약한 자의 목소리만을 대변하다 오히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 주범이 되고...


착하기만한 것은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하찮게 취급하며 사랑하고 존중하지 않는 사람일 확률이 높단다. 착한 사람이 되려는 것은 자기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가능하거든. 그래야 남의 말을 잘 따르지. 하지만 이런 방향은 스스로에게도, 자신을 제외한 모두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관계로 이어지지 않아


그러니,

'옳은 사람은 착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라는 공식이 개인에게도 더 큰 사회에도 바람직하단다.

'착하다'는 감정이 기준이고

'옳다'는 윤리와 정의 등 미덕에 대한 이성이 기준이라 더 바람직한 사람이란다.


일곱째, 미안하다는 말을 못하는 사람.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해. 알고 저지르는 잘못이 1이면 모르고 저지르는 잘못은 100이 넘는다고 하니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어. 그러나 잘못을 알았을 땐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은 3살짜리도 아는 진리지.


'마음은 있는데..'로 퉁치고 넘어가는 사람,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래?'하며 오히려 화낼 기회조차 박탈해 버리는 사람, '사과를 꼭 말로 해야 해? 대충 보면 몰라?'하며 상대의 감정을 자기식대로 평가절하시키는 사람.


'사과'의 의미는,

자기 기준대로 너를 평가하지 않겠다는,

너에게 화낼 권리가 있으니 화를 내도 된다는,

네 마음과 정신과 시간에 영향을 미친 것에 대해 너를 존중한다면 시도해야만 하는 '행위'야.


미안하다는 사과를 꼭 말로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 스스로 '사과받아 뭐하나, 내가 참지 뭐'라고 착하게 군다면

너는 상대에게 '다음에도 내게는 맘대로 잘못해도 괜찮아요.'라고 허락하는 셈이니

사과를 꼭 받아내라는 말이 아니라

이런 사람은 조금 멀리 두라는 말이란다.


열번째, 위의 1~7가지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해도

3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사람.

성장은 하루 이틀 사이에 알 수 없단다. 만약 어떤 이가 3년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관점, 같은 지식의 양, 같은 행동, 같은 언행, 같은 패턴을 고수하는 자라면 피하는 것이 옳단다. 그런 사람은 성장하지 못한, 또는 성장할 필요가 없다는 오만에 빠진 자일 수 있단다. 앞서 에너지 얘기했지? 성장하는 사람옆에 있어야 성장의 에너지가 서로 공명을 이루게 돼. 정체된 사람은 퇴보된 사람일 수 있어.


퇴보는 베푸는 영혼이 없을 때 일어난다(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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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스캇펙, 아직도 가야할 길, 열음사

주2> 애덤스미스, 도덕감정론, 비봉

주3> 나폴레온힐황금률, 나폴레온힐, 비즈니스맵

주4> 헨리데이빗소로우, 월든, 열림원

주5>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 이제 성인이 된 2아이를 위해 2년간 쓴 30통의 편지를 담은 책입니다.

https://guhnyul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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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월 5:00a.m. [짧은 깊이]

화 5:00a.m. [엄마의 유산]

수 5:00a.m. [필사 - 사유의 손끝에 철학을 품다]

목 5:00a.m. [영혼의 노래]

금 5:00a.m. [나는 시골에 삽니다.]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조용한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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