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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은 모든 사물들 가운데 최강의 상전이다.

필사 - 몽테뉴편

by 지담

본 브런치북 [필사 - 철학품은 사유의 손끝]은 독자들과 함께 필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글은, 쓰면 삶이 됩니다.

모든 사물들 가운데 최강의 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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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골여인이 송아지 한 마리를 낳았을 때부터 두 팔에 안고 쓰다듬어주는 버릇이 생겨 이 일을 계속했더니,

그것이 습관이 되어 큰 황소가 된 뒤에도 거뜬히 안을 수 있었다는 거이다.


습관이란 것은 사실 배신적인 맹위를 떨치는 훈장인 까닭이다.

그것은 우리 속에 은밀히 그 권위의 발판을 닦는다.


그러나 시작은 순하고 잔잔하게 하다가 시간의 도움을 받아 발판을 닦아 자리잡고 난 뒤,

얼마 안 가 맹렬한 폭군의 얼굴을 드러낼 때, 우리는 거기 대항해서 눈을 쳐들 힘도 없어진다

우리는 습관이 자연법칙의 모든 방면에 침범하는 것을 본다.


습관은 모든 사물들 가운데 최강의 상전이다. (플리니우스)

(중략)

우리의 가장 큰 악덕은 연약한 소년시절에 주름잡히는 것이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훈육은 유모의 손에 달렸다고 본다.

(중략)


습관이 우리의 판단력과 신념에까지도 무슨 일이든 못할 것인가?

습관이 하지 않는 일이나 하지 못할 일은 없다.

그리고 핀다로스가 습관을 우주의 여제라고 불렀다고 하는 것은 지당한 일이다.

(중략)


양심의 법칙은 천성으로 타고난다고 우리는 말하지만,

그것은 습관에서 나온다.


각자는 주위 사람들이 승인하고 받아들인 생각과 풍습을 내심으로 존경하고 있기 때문에, 후회없이는 그것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찬양하며 거기 응한다. 옛날에 크레테 인들은 누구를 저주하려고 할 때에 그가 나쁜 버릇을 갖게 해 달라고 신에게 축원했다. 그러나 습관의 힘이 가진 주요 효과는 우리를 너무 강력하게 움켜잡아 옭아넣고 있는 까닭에, 명령하는 것을 생각해 다져보기 위해 그 지배에서 벗어나 제 정신을 차려 볼 수가 거의 없다는 점에 있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P.158-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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