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는 자리

by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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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늘 어김없습니다.

어림풋한 시도를 공허한 종결에 세웁니다.

그리고는,

혹여 자만이 덮칠까

혹여 자존이 등질까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다시 상처를 냅니다.


세상은 늘 어김없습니다.

이룬 후에 다시 가릅니다.

그리고는,

알지 못했던 선택지를 내어놓고

이성으로 합리화를 할 지

본능의 바다로 나아갈 지

어려운 데 다시 어렵게 합니다.


세상은 늘 어김없습니다.

얻게 하고 다시 시험합니다.

그리고는,

낯선 벽을 내 앞에 세워두고

그래도 넘어설지

그래서 멈춰설지

힘겨운 데 더 힘겹게 합니다.


세상은 늘 어김없이,

자신이 가야할 길을 위해 나를,

종결에 세우고 선택지를 주고 시험합니다.

상처가 덧나고

어렵고 힘들지만

일어나지 않으면

날 버리고 갈 듯 세상은 무심합니다.


세상은 늘 말합니다.

왜냐고 묻지 말고 '증거'가 되라,

애쓰지 말고 '발'을 놓아라,

찾지도 말고 '사례'를 남겨라.


세상은 늘 장담합니다.

도망치지 않는 자에게 높은 시야를 주겠다고,

설득하지 않는 자에게 배신하지 않겠다고,

흔들렸던 걸음마저도 기록해 주겠다고.


그래서

나는 외롭습니다.


이해받기 위한,

존중받기 위한 걸음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나의 외로움은 수치가 아닙니다.


세상은 늘 어김없습니다.

묵묵한 걸음으로,

지켜낸 시간으로

끝내 남는 자에게

세상은 대답하지 않지만

'자리'를 조용히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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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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