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엄마가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쓴지가 벌써 4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잘 쓰든 못 쓰든 그냥 매일 썼지.
새벽 5시에 '발행'을 누르는 것이
이제는 양치질처럼 습관이 되었어.
습관이 되면 노력하지 않아도 돼.
그래서 엄마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에 무엇을 담을지에 더 힘을 쓴단다.
엄마에게는 글,
너희에게는 너희들의 사명.
그 길을 매일 걷는다는 것은
누구나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하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거야.
그런데 말이야.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SNS라는 공간에서 너무나 감사한 독자들도 만났지만
엄마를 힘들게 하는 독자도 있어.
얼마 전에도 작가이신 지인이 링크를 보내주셨어.
엄마 얘기가 있더구나.
좋은 글은 아니었지.
주기적으로 엄마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비방, 비난, 모함을 하는 작가의 글이었어.
처음엔 화가 났지만
이번엔 아무렇지도 않더라.
너희가 알다시피
엄마는 많은 작가님들이 엄마의 일상을 알잖아.
얼마나 글을 쓰는지, 어떻게 쓰는지, 또 왜 쓰는지를 다 공유하잖니.
그래서 SNS시대.
어휘가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이 시대에
그 때
엄마처럼 생각하고 대처해보면 어떨까 말해보려 해.
엄마는 우선,
상대가 엄마를 공격한다고 여기지 않아.
상대는 자기 세계를 던진거야.
그 세계에는 엄마의 전체가 담겨있지 않아.
그 사람이 자기 인식으로 잘라서 엄마를 본 것이지.
상대의 글은 엄마를 말하는 걸까.
아니면
자기 자신을 드러낸 걸까.
인간은 말이야.
자기를 굳이 설명해서 알려주는 존재가 아니야.
그저 보여줌으로써 드러나는 존재야.
살아있는 인간을 몇 개의 문장으로 엮으려는 시도는
어딘가가 잘려서 드러날 수밖에 없거든.
그래서 맞대응하는 것은 의미없어.
무시하는 것은 도망가는 거니까
무시한다기보다.
설명은 구차해지고
해명은 오해를 키우니까 맞대응하지 않는 것이지.
그래서, 엄마는
그 글에서 그 사람을 본단다.
앞서 말했지만
말과 행동은 존재를 드러내잖아.
삶을 통과한 글은 진솔하지.
그래서 글은 그 사람의 존재의 투영이야.
그러니,
글에서 거론된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 말이 나온 상대의 근원을 본거야.
그 말이
열등감에서 나온 것인지,
무지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관심받고 싶어서 그렇게까지 억측을 부리는 것인지.
그걸 구분할 수 있는 지성이 있다면
SNS의 비방이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
그래서 엄마는,
굳이 덧글도 달지 않고 반응을 하지 않아.
사람은 설명으로 이해되지 않으니까.
살아가는,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해되니까.
엄마가 할 일은 단 하나야.
더 진솔하게 글을 쓰는 것.
독자들도 엄마 글에서 엄마의 내면과 삶을 볼 것이잖아.
말이나 글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유지하고 지켜내는 것.
그리고,
그런 말이나 글이 닿지 않는 자리로
조용히 이동하는 것.
아이야,
세상은 너를 다 보지 못해.
사람은 보고 싶은대로 본단다.
그래서, 인식은
세상을 보는 눈이 아니라
세상을 잘라내는 칼이 되기도 해.
누군가의 시선에서 네가 잘려나갔다고 해서
네가 그걸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작게 만들 필요는 없어.
그러니,
엄마도 그리 할께.
사랑해.
- 2026. 05. 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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