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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Jan 01. 2024

첫날, 나의 의지를 언제나 꺾으십시오

지담단상8

당신은 이토록 내게 관심이 많으시군요.

당신에게 나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군요.

당신은 나없이 결코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시는군요.

당신이 원하는 조화에 반드시 내가 필요하군요.

당신은 나를 시도하여 무언가를 도모코자 하시는군요.


당신이 이리 잠시도 쉬지 않고, 모든 것에 관여하며, 빈틈없이 일을 처리하시니

이리 시건방떨며 

당신께

나의 의지를 꺾어 바칩니다.

꺾인 그 자리가

날 시도하시는 샘물이 되게

당신의 의지를 더 단단히 세웁니다.


당신이 매일 내 곁에 계시는 것을 느낍니다.

당신이 매일 내게 관여하시는 것을 느낍니다.

당신이 매순간 내게 힌트까지 주시는 것도 느낍니다.

당신이 내게 단 한순간도 눈길떼지 않으신 덕에 

나의 시야에서도 당신이 단 한순간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토록 당신이 내 인생에, 나란 사람에, 나를 통해 드러낼 것들에게 의지가 강한지 몰랐습니다.

이토록 내가 나를 배제시키게 하시고 당신의 정신과 정렬과 심성을 내게 심으려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토록 당신의 의지가 강하고 나에 대한 당신의 목표가 분명한지도 몰랐습니다.


당신의 존재

당신의 의미

당신의 믿음

당신의 결의

당신의 이 모두를 담은 의지가 

아둔한 내게 전해졌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주 강렬하게 느끼고 있음도 전해드립니다.


내게 오는 현상, 상황, 사태.. 모든 것들이 

나에게 시도된 당신 의지의 발현임도 이제 확신케 되었다는 말입니다.

당신의 의지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해석될 수 없는 오묘한 연결과 신비로운 현상, 

나같이 나약한, 비틀거리는 의지로는 이토록 강인하게 한 길만을 걷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의지가 아니고서는 나의 계획이 이리 하나도 성사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나처럼 깐깐한, 철저한 의지인데도 예상조차 할 수 없는 결과들을 나를 통해 드러내셨습니다.


당신의 의지가 아니고서는 이리 사람을 물리고 들이고.. 물 흐르듯 귀인이 내게 드나들 수 없습니다.

나같이 미련과 자부, 자만의 경계에 선 의지로는 만날 수 없는 귀한 인연을 대동하여 절 키우셨습니다.


나의 의지가 아니라 

당신의 의지에 의해 

내가 시도되고 있음을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해보십시오.

어떤 것이든 보내십시오.

보내는 당사자가 당신이시니

당신이 알아서 풀어내시겠지요.

해답은 내가 아닌 당신에게 있으며

결과도 내가 아닌 당신의 의지에 달려 있으며

과정도 내가 아닌 당신이 이끄는대로 가면 되는 것이니

시도당하는 나는 그저 따르기만 하면 되는군요.


이리 쉬운 길을

그토록 어렵게 고민했던 시간들까지 모두 당신의 의지셨다면

지난 시간들의 고통 또한 가치롭게 승화시켜 주십시오...


이제 

단순과 일관의 가치

순종과 자발의 동일성

찰나와 영속의 순차성

정체와 변화의 영원성을 가슴으로 이해하니

지난 모든 시간, 가치롭게 하나의 줄로 엮어주소서.


앞으로 만날 모든 날들...

나의 의지꺾고 

당신의 의지로 

나를 이끄소서. 


나는 여러번 나를 던져 떨어뜨렸으나

이 낙상의 흔적은 오류가, 무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런 나는 나를 외면하고 버릴 지 모르니


그러니 

나의 의지를 언제나 꺾으십시오.

당신은 결코 나를 버리지 않으리란 믿음때문입니다.

나를 통한 당신의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란 믿음때문입니다.

나의 의지꺾인 자리에 샘솟는 샘물은 결코 마르지 않으리란 믿음때문입니다.




2023년, 저와 글로 인연이 된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한해가 시작됐습니다.

독자여러분의 하루하루에 축복이 함께 하시길 바라며 

더 정성과 진실담은 글, 늘 하던대로 일관되게 찾아뵙겠습니다.



[지담북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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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사유, 사람의 찐한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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