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독서 5년째
책의 한문장에 꽂혀 심장이 두근!두근! 강하게 진동하고
내 가슴에 두근을 유도한 활자들이
자음과 모음으로 몸을 가볍게 털고 정신까지 빠르게 앞다퉈 진입하려 더 크게 진동하고
이 속도에 힘을 보태려 온몸의 피가 강력한 속도로 전진하느라 또 진동하고
전진의 요동에 피부까지 진동이 전해지니
내 입술에서 나도 모르는 소오름.. 소리로 나의 얼굴근육도 진동한다.
그리고 새벽 6시
이어지는 독서토론에서 이 분이 이 얘기, 저 분이 저 얘기.
그때 나는, 아니 우리는 더 큰 소름으로 더 크게 진동한다.
내가 느낀 것이 저기도 여기도 거기도 다 같이 울려대는 공명에
우린 다같이 '소름~~'하며 강렬한 파동에 전율한다.
공유가 공감으로,
공감이 더 확장된 공유로,
공유가 공명으로,
우리는 함께 '소름'에
동감(同感)하며 파동(波動)한다.
외부에서 우리를 바라보면 '쟤네들 뭐야? 왜 저래?'하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도 안본다.
오로지
아직 들어가지 않은 달과 별, 그리고 차비를 서두르는 태양이 우리를 둘러싸고 천기(天氣)를 보탤 뿐이다.
살면서 정신을 향해 초고속으로 달려가는 활자들을 혹 놓칠새로 온통 집중하여 그것이 새지 않게 빠지지 않게 휘발되지 않게 남겨지지 않게 구겨서라도 정신에 넣고 그 정수를 모두와 나누며 함께 하는 이 기가막힌 감동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렇게 새벽마다
날 진동케하는 책과
이를 쏟아낼 글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에
누구는 자동차사업으로 우리나라에 없던 판을 만들겠다는 의지 하나로 수십년 미쳐있고
누구는 3배이상 키워진 자신의 사업체를 결과로 고정시킨 채 매일을 입증하느라 미쳐있고
누구는 퇴직 후 자신의 경험을 계승시키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인생건설을 위한 창조에 미쳐있고
누구는 직장에 매인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자신을 브랜딩하기에 미쳐있고
누구는 아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로 세상을 맑게 하겠다며 자신의 영혼을 현실에 얽어매느라 미쳐있고
누구는 젊은 자신을 대가로 인생의 가야할 길을 찾느라 미쳐있고
누구는 코치가 되어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타인의 성공에 제대로 쓰이겠다고 미쳐있고
누구는 자기 자신의 가야할 길 위에서 자신과 자기가족을 탐구, 탐색, 변화시키는 공부에 미쳐있고
다들 각자의 인생을 걸으며 닿을 듯 닿지 않아 애달파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뒤돌아보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지와 포부를 발견하고
자기를 더 크게 키워야만 자신의 꿈이 자기를 냅두고 혼자 가지 않으리라는 논리를 발견하고
이렇게 키워진 자신이어야 세상에 이로운 존재가 된다는 원리를 발견하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일정시간, 정신의 질서를 다시 재정립하는 것이 지성인의 기본임을 발견하는,
이렇게!
드디어!
여기서!
이순간!
발견된!
이들의 내지르는 공통된 소리는
여기와 저기의 작은 연결에 소름,
내가 여기서 읽은 글귀와 저기서 읽은 글귀가 같아서 소름,
내 경험이 철학의 실천이었음에 소름,
내 삶이 이렇게 위대했던가 놀란 가슴에 소름,
저어기 먼저 달려간 내 꿈이 내 손을 잡아주는 것 같아 소름,
가면서 잡아채야 할 목표가 언제 이렇게 가까이 왔지에 소름,
매일 새벽.
책과 글과 사람이 주는
'기적의 소름'에
우리는 공명한다.
능력과 수준과 환경이 모두 다른 이들이
속도와 보폭이 다른 이들이
사고의 질서와 지식의 양이 다른 이들이
어찌 이리 각자의 길위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지...
우리는 개인의 다름이 전체의 일체를 위해 존재할 때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실천으로 깨닫는,
책과 글과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미친 피뢰침들이다.
남들처럼 가는 세상
남들모두 갖는 새벽
남들만큼 읽는 글귀
찌그러졌든 어그러졌든 구부러졌든
잊어버렸든 잃어버렸든 지워버렸든
내 삶을 다시 직선으로 펴고자
분절된 내 삶을 다시 곡선으로 잇고자
그렇게 내 삶의 궤도를 만들고자
자신을 깨고 부수고 펴며 자기 삶을 따라 무거운 짐 어깨 가득 짊어지고 저어기 보일듯말듯한 자기인생의 '증명'으로 우뚝 선 '반석'에 오르려
태양이 뜨기 전, 하나둘 모여들어
작은 내가 큰 원의 조각임을 인정하며
큰원의 더 큰 소용돌이에 자신을 내맡기며
전체의 공명을 위해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더 키우는 우주의 원리임을 깨달아버린,
그렇게 전체에 의지하는 미친 사람들.
나는 이들이 참으로 좋다.
이들과 함께여서 참 좋다.
결이 같은 이들을
곁에 두고
격을 높이는 삶으로 나를 이끌어주는
새벽이, 책이, 글이, 사람이 참 좋다.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이 있을 때
자연은 그 일을 실제로 행할 천재를 빚어냅니다.
인간은 자신을 꼭 필요한 매개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매개자가 된 인간은 자신을 빚어낸 요소들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의 일에 전념합니다.
그래서 읽거나 생각하거나 바라볼 수 없더라도 이제껏 끊어졌던 가닥들을 연결해서 하나의 완전한 밧줄을 만들어 냅니다(주).
주> 자기신뢰철학, 랄프왈도에머슨, 동서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