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율용 Nov 29. 2024

내가 사랑한 이호테우

오션뷰치킨을 먹으며

제주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기 때문에 제주의 가장자리 땅에서는 바다를 볼 수 있으며 함덕, 곽지 해수욕장 등 12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그중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말등대로 유명하며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이호테우 해수욕장을 자주 다니신 부모님은 갈 때마다 하늘의 색깔이 달라졌다고 하셨다. 나는 이호테우에 한 번밖에 가보지 않았지만 그 노을과 풍경에 푹 빠져버렸다.

부모님이 방문했을 때의 이호테우
다른 날의 이호테우

사진은 부모님이 이호테우에 갔을 때의 하늘이다. 회색빛이 도는 하늘에 옅게 깔린 붉은 노을과 그 사이로 보이는 해가 인상적이다.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부모님은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를 사고 먹을거리를 가져와 오션뷰를 제대로 즐기셨다. 이 경험을 내가 제주에 왔을 때 나누고자 하셨다. 나도 이호테우를 방문했을 때 바다를 보며 치킨을 먹었다. 풍경을 보며 먹는 치킨은 더 맛있었다.

오후 8시경 바다 모습

내가 이호테우에 갔을 때의 하늘색은 이러하였다. 앞의 사진과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달랐다. 나는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제주에 살기 전 서울에선 바다를 여행 가서나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바다의 자연스러운 저 물결이, 색깔이 예쁘게 느껴졌다. 바다를 따라 나의 시선 끝으로 보이는 지평선은 노을과 이어져 새로운 색을 그려내었다. 나는 수영을 할 줄은 알지만 수영복도 없고 단지 바다를 보고 싶어서 왔기 때문에 수영을 하진 않았다. 두 번째 사진에서는 물에 들어가긴 했는데 사실 저 옷은 수영복도 아니고 방수복도 아닌 일반 옷이다. 대신 물놀이할 때 쓰는 아쿠아슈즈를 신었다.

무지개가 된 하늘을 보고 뛰어가는 나

시간이 조금 지나니 어느새 하늘에선 무지개가 나타나고 있었다. 일몰은 5분 단위로, 2분 단위로, 1분 단위로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몇 번 오셨었던 부모님도 이런 하늘은 처음 본다고 하셨다.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림 같았다.

주황과 파랑이 섞인 하늘

또 조금의 시간이 지나니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점차 일몰이 두껍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호테우에서 말뽀뽀 사진을 찍은 나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자 나는 음식을 파는 부스를 지나 곧장 말등대를 향해 갔다. 나는 7월 말에 갔었는데 8월에는 부스와 함께 이호테우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 있었다고 한다. 이호테우에는 두 개의 말 등대가 있다. 빨간색과 흰색. 이곳에서 말등대와 뽀뽀하듯이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라고 해 나도 한 번 시도해 보았다.

비행기를 보며 인사하기

제주에서는 비행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저녁시간이 되자 비행기가 한 둘 씩 날아갔다. 거의 2분 간격으로 한대 씩 지나갔다. 사진으로는 너무 빨리 지나가 빛으로만 담겼는데 실제로는 더 오래 체감상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버스킹까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팝송으로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오션뷰치킨과 무지개노을, 말등대 뽀뽀와 버스킹까지 너무 완벽한 하루를 이호테우에서 보냈다. 나에게 즐거운 기억을 선사해 준 이호테우, 그곳은 아직도 나에게 아름답게 기억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