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뷰치킨을 먹으며
제주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기 때문에 제주의 가장자리 땅에서는 바다를 볼 수 있으며 함덕, 곽지 해수욕장 등 12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그중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말등대로 유명하며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이호테우 해수욕장을 자주 다니신 부모님은 갈 때마다 하늘의 색깔이 달라졌다고 하셨다. 나는 이호테우에 한 번밖에 가보지 않았지만 그 노을과 풍경에 푹 빠져버렸다.
사진은 부모님이 이호테우에 갔을 때의 하늘이다. 회색빛이 도는 하늘에 옅게 깔린 붉은 노을과 그 사이로 보이는 해가 인상적이다.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부모님은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를 사고 먹을거리를 가져와 오션뷰를 제대로 즐기셨다. 이 경험을 내가 제주에 왔을 때 나누고자 하셨다. 나도 이호테우를 방문했을 때 바다를 보며 치킨을 먹었다. 풍경을 보며 먹는 치킨은 더 맛있었다.
내가 이호테우에 갔을 때의 하늘색은 이러하였다. 앞의 사진과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달랐다. 나는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제주에 살기 전 서울에선 바다를 여행 가서나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바다의 자연스러운 저 물결이, 색깔이 예쁘게 느껴졌다. 바다를 따라 나의 시선 끝으로 보이는 지평선은 노을과 이어져 새로운 색을 그려내었다. 나는 수영을 할 줄은 알지만 수영복도 없고 단지 바다를 보고 싶어서 왔기 때문에 수영을 하진 않았다. 두 번째 사진에서는 물에 들어가긴 했는데 사실 저 옷은 수영복도 아니고 방수복도 아닌 일반 옷이다. 대신 물놀이할 때 쓰는 아쿠아슈즈를 신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어느새 하늘에선 무지개가 나타나고 있었다. 일몰은 5분 단위로, 2분 단위로, 1분 단위로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몇 번 오셨었던 부모님도 이런 하늘은 처음 본다고 하셨다.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림 같았다.
또 조금의 시간이 지나니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점차 일몰이 두껍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자 나는 음식을 파는 부스를 지나 곧장 말등대를 향해 갔다. 나는 7월 말에 갔었는데 8월에는 부스와 함께 이호테우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 있었다고 한다. 이호테우에는 두 개의 말 등대가 있다. 빨간색과 흰색. 이곳에서 말등대와 뽀뽀하듯이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라고 해 나도 한 번 시도해 보았다.
제주에서는 비행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저녁시간이 되자 비행기가 한 둘 씩 날아갔다. 거의 2분 간격으로 한대 씩 지나갔다. 사진으로는 너무 빨리 지나가 빛으로만 담겼는데 실제로는 더 오래 체감상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팝송으로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오션뷰치킨과 무지개노을, 말등대 뽀뽀와 버스킹까지 너무 완벽한 하루를 이호테우에서 보냈다. 나에게 즐거운 기억을 선사해 준 이호테우, 그곳은 아직도 나에게 아름답게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