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그리고(노르웨이의 목걸이)

by 불멍

그닥 좋은 것도 아닌데

꼬마 아이들의 플라스틱 같은

작은 꽃목걸이를 잃어버리고는

보물이라도 잃어버린 듯한 허탈함에 빠져버렸다.

그것도,

다시는 갈 기약조차 없는

노르웨이의 한 작은 마을 속 펜션에서.


나이가 드니

모든 물건에 추억이 든다.

습관처럼 오래 쓰고 있는 물건들,

그냥 내 손에 꼭 맞는 볼펜 하나

언제부터인가 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딸아이가 선물해준 문구점표 반지까지

모두가 다 애틋하다.


익숙함에 대한 적응

언제부터인가 모든 것이 익숙해져버렸다.

새로움에 가슴뜀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무엇이든 해야할 것을 찾아나서야한다는 초조함보다는

그냥 이순간 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익숙해져버림을 깨닫고 있다.


매너리즘에 대한 경계,

그리고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일,

귀를 열고 마음의 문을 여는 일,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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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걸이를 잃어버리고 속상해 하는 순간 남편이 옆에서 이야기 해준다. "잃어버려야 그 핑계로 또 새로운 걸 살 수 있잖아" 생각해보니 그렇다. 한가지를 흘러보내면 다른 한가지가 내 삶에 채워진다. 맞다고 생각했던 이 길도 길을 잃으면 다른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생각. 삶에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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