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tom P Nov 11. 2024

이기심, 불안, 우울 = 인간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거나 선의의 행동을 할 때조차, 그 근저에는 자신을 위한 무의식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 누군가를 돕는 행위도 결국 자신을 만족시키고, 자기 안의 죄책감이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방법일 수 있다. 이는 이타심의 겉모습 아래에 숨겨진 인간의 자연스러운 이기심의 단면이다.


흔히 말하는 ‘도덕’ 또한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도덕적 규범은 사회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지만, 본질적으로는 강자가 자기 입지를 지키기 위해 약자를 제어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도덕이라는 틀은 약자가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강자는 이러한 틀 속에서 자신의 지배를 공고히 한다. 결국, 도덕이란 강자가 만든 안정적 구속의 시스템일 뿐이다. 이 틀 안에서 사람들은 자유를 박탈당한 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려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안은 인간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본성이다. 사람들은 끝없이 무언가를 추구하고 갈망하며, 이를 얻지 못할까 두려워한다. 불안은 이러한 갈망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존재 자체로 불완전하고, 그 불완전함을 끊임없이 채우고자 한다. 그리고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바로 불안의 원천이다. 마치 채울 수 없는 그릇처럼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그 끝없는 욕망 속에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불안은 인간이 살아가는 내내 따라다니는 그림자 같은 것이다.


우울은 인간 정신의 본성이다. 우울감은 종종 고립된 감정으로 치부되곤 하지만, 사실 이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 상태와도 연결된다. 인간은 자신이 한계와 결핍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깨닫게 된다. 무의미함과 공허함을 인식할 때 인간은 우울을 경험한다. 우울은 나약함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자신의 본질을 깨달을 때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러한 우울감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실존을 경험하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운명론자의 반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