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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해 Nov 29. 2022

나를 웃게 하는 귀여운 존재들

생각만 해도 웃게 되는 나의 첫 번째 이야기

주제에 대해서 오래도록 고민했다. 하루에 한 번은 웃는데 (분명 아까도 웃었는데…) 내가 무엇으로 웃는지는 흐릿한 잔상 같은 느낌이랄까? 좋아하는 것은 수십 가지를 쉽게 나열할 수 있지만 내가 무엇 때문에 웃는지는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귀여운 존재들’이었다.


© alvannee, 출처 Unsplash

엄마랑 산책하면서 귀여운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예쁘게 미용을 한 포메라니안, 몽글몽글한 푸들, 치즈 길냥이, 턱시도 길냥이 등을 만날 때마다 심쿵하며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았다. 사실 엄마랑 산책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졌지만, 종종 마주치는 귀여운 친구들은 내 광대를 춤추게 했다.


© kotecinho, 출처 Unsplash

산책할 때뿐만이 아니다. 귀여운 존재들은 언제 어디서나 내 곁에 존재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해 준다. 웃음은 덤이다. 스마트폰을 볼 때도, TV를 볼 때도, 길을 걸을 때도 곳곳에서 등장해서 삶에 작은 이벤트처럼 느껴진다.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영상을 보다 보면 1시간에서 2시간은 훌쩍 지나 있다. 우리는 왜 귀여운 존재들에게 쉽게 웃음을 내어주는지 고민해본 적 있는가. 그것은 인간이 귀여운 것을 좋아하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강아지 같은 동물부터 자그마한 캐릭터나 장식물뿐만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귀여운 존재들을 보며 하루에 한 번은 웃곤 한다. 나의 자식이 존재만으로도 귀엽게 느껴질 때도 있고, 가끔 스마트폰에 서툰 부모님을 보며 귀엽다고 느껴질 때도 있고, 작은 실수를 하는 연인이 귀엽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웃음’에 대해서 생각만 했을 뿐인데 어느새 글을 쓰는 지금도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앞으로 글을 쓸 6개월 동안은 종종 글 쓰는 주제를 생각하면서 좀 더 자주 웃게 될 거라는 기분 좋은 예감도 든다.


글을 쓰기 전에는 무엇 때문에 웃는지 세상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사실 나는, 우리는 크나큰 일에 웃는 일 보다 사소함에서 웃을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미소와 웃음들로 힘을 내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을 얻는다는 것은 어쩌면 소중한 하루와 내 곁에 있는 (가끔 귀여운) 고마운 사람들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친구네 고양이와 길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들을 만날 여유까지 있다면 오늘 하루는 꽤나 많이 웃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배움터에서도 일터에서도 우리는 매일 심각하다. 긴장한 어깨를 잠시만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쉽게 웃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어깨가 올라가 있다면 조금만 긴장을 풀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 번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여유는, 행복은, 웃음은 타인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만드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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