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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nta time Mar 02. 2024

직장인을 위한 국내 MBA, 가성비는?!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인 코리아

M: Master of

B: Business

A: Administration 


세 글자 알파벳으로 압축된 단어는, 많이 듣고 애매하게 알수록 값지게 보일 때가 많다. 


'MBA' 단어도 그  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MBA 간판이 주는 기대감은 꽤 화려했다.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혹독한 글로벌 경쟁을 뚫고 경영자 수업을 받은 뒤, 금융(CFO), 마케팅(CMO) 등 C레벨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 엘리트 이미지는 2010년 즈음을 기점으로 '한국형 MBA'라는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앞에 '한국형'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늘 그렇듯이 태평양이나 대륙을 건너가지 않고도 조선 바닥에서도 선진문물 비스무레한 그 무엇인가를 즐겨볼 수 있는 희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수입 과정에서 변질되어 버린 것들이 너무 많기도 해서 이게 원래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분간하기 힘들 때가 많은 것도 현실이다.  과연 MBA in Korea는 어떨까?


 해외 명문 MBA에 대한 기대감이 시들해지는 지금, 가성비를 앞세운 대체재가 나타났다.  


해외 MBA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반대로 해외 MBA를 끝내고 현지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고학력자들도 역설적으로 많아져 그 존재가 희귀하지도 않게 되어버렸다. 더불어 인생 3~4년이라는 시간과 자금을 갈아 넣어 해외 MBA를 끝내고 와도, 투자대비 하이리턴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은 오히려 국내 MBA라는 대체시장이 스멀스멀 피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배경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해당 포스트에서는 실제 한국형 MBA를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자로서, 사견을 가득 담아 한국형 MBA에 대한 개인적 평가와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유형 (Types)


국내 대학의 MBA의 과정은 너무나도 다양하다. 이름도 특징도 모두 천차만별이라 진학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학교와 프로그램을 선택할지에 대해 막막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국내 MBA 과정은 전일제( full-time )와 야간/주말형(part-time)으로 구분해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Professional, Executive와 같은 타겟을 구분하는 용어나 Finance, Digital과 같이 중점분야를 지칭하는 수식어가 추가로 붙는 형태이니 진학을 고려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Full-time

 주간/야간을 구분하지 않고 전일 과목으로 개설되어 있으며, MBA 과정 자체가 생업이 되어버리는 일반 대학원과 같은 코스라고 보면 된다. 보통 2년 내외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으며, 학부때와 같이 경영분야의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어 내가 원하는 과목을 선택 이수하면서 학점을 채워가는 일반 학사 시스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표와 시험이 수시로 존재하며, 케이스 스터디, 필드 스터디 등 실제 글로벌 TOP MBA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케이스도 있다. 커리어 백그라운드 없이 MBA 자체를 스펙 쌓기로 활용하는 학생, 회사 주니어급 정도에서 퇴사 후 커리어 전환이나 점프를 꿈꾸며 투자하는 케이스 등이 주류이다. 연령대가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대가 많은 편이고 몸값을 높이기 위해 투자한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좋은 아웃풋을 가지기 위해 경쟁과 노력이 상당한 편이며 졸업 후 의미 있는 커리어로 업그레이드하는 사례도 꽤 나오는 편이다.


Part-time

보통 Professional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는 경우가 많으며, 직장인들이 다니는 실무중심형 MBA라고 보면 된다. 과정 자체가 일주일 중 2~3일 야간 또는 주말 시간을 활용되어 개설된다. 야간이라는 이름이 주는 어감(?)이 그렇긴 해도 전일제와 같이 경영분야와 관련된 회계, 재무, 마케팅, 생산, 인사 등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며 Full-time과 동일한 교수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표면적으로는 차이가 크지는 않으나.....

K-직장인들이 9 to 6을 직장생활을 마치고 참여하는 유형이다 보니, 풀타임 과정을 2배속으로 빠르게 돌리면서 순간순간 간주점프 해주는 느낌으로다가 진행되는 스타일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또 다른 특징은 이미 다양한 산업, 기업, 기관 등에서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어온 직장인들을 한 곳에 몰아넣다 보니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것도 큰 자산이 되기도 하고, 열정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회사에서 보기 힘든 단합력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보통 MBA를 통해 승진/이직 등의 커리어 업그레이드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Part-time 중에는 Executive 또는 최고경영 위과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C레벨, 임원, 대표 자격에서 경영전략, 트렌드 등을 공부하며 비즈니스 리더들 간의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중요 가치로서 운영되는 가장 비싼(?) 과정이 있다.

 

마지막으로, i-MBA 등의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있는데,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지칭하는 형태이다. 대부분의 학점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다 보니 편리성은 높지만, 학우들 간의 네트워크 확대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목 & 수업방법 (Courses)


일반적으로 경영학 학부에서 배우는 과정을 총 망라하고 있다. 경영전략, 조직, 마케팅, 재무, 회계, 생산 등을 배우며 경제학, 의사결정론, 스타트업 컨설팅, 소셜미디어 마케팅 등 비즈니스 트렌드를 포함한 다양한 과목들이 존재한다. 다만, 학부 수준에서는 이론중심의 전통적 '경영학'을 배우는 것이 중점이라면 MBA는 실제 '비즈니스 케이스'를 분석하고, 실질적인 Value를 끌어올리는 방법을 중요시한다. 즉, 실제 기업에서 돈 많이 버는 방법에 대해 집중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수업의 경우, 학부에서는 마케팅관리 교재에서 제시하는 이론과 용어들의 정의를 배우고, 도서관에서 찾은 책과 인터넷을 뒤져서 나온 정보들을 바탕으로 팀원들과 피날레 PT로 마무리하는 수업형태라면, MBA 수업은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케이스 스터디' 아티클을 분석하면서 문제를 정의하고, 설루션 도출을 위해 어떤 과정과 방법을 써야 하는지 토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부 때는 1페이지짜리 이론내용이었지만, 때에 따라서는 1페이지짜리 개념이 MBA에서는 1학기 동안의 커리큘럼이 되기도 하며, 무엇보다 토론과 케이스스터디, 발표 등을 번갈아 가며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험해 본 바로는 학문적으로 지식을 습득한다기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실행해 내는 방식을 머리와 몸에 새겨지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대체적으로 토론하고 발표하는 과정이 과목을 구분하지 않고 대단히 많았다. 


수업방식 자체가 MBTI로 비유하자면  "E" 또는 "J'  성격을 가진 형태라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분석하고 정리해 내는 태도가 많이 필요하다. 원래 잘한다면 장점이고, 부족하다면 이러한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MBA 과정의 특징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학비 (Tuition)


해외 MBA 보다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이기는 하나, 절대적으로는 국내 MBA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더더욱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검증이 확실히 된 이루어진 프로그램으로 선택해야 한다. 

MBA라는 것이 어떤 자격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교도 매우 중요하다. "저 MBA 나왔어요"라는 멘트는 임팩트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저 "OOO학교 MBA 나왔어요"로 이야기한다면 OOO에서는 나오는 임팩트는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검증된 MBA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교의 차이는 물론, 동일 대학에서도 MBA 프로그램에 따라 취업성공률이나 연봉상승률 등의 데이터가 다르고, 지향하는 목표들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정보소스와 함께 경험자들의 평가와 평판을 꼭 확인해서 선택하도록 바란다. 왜냐하면, 회사 10년 미만의 주니어급의 1년 치 연봉을 기회비용으로 보더라도, 국내 MBA 학비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회수 (Return)


결국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투자한 것에 비해 얻는 것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국내 MBA가 가성비가 좋다고... 말하기에는 2%... 그 이상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프로그램도 좋다. 네트워크도 좋다. 만족도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투입하는 비용이 그에 비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선명하지는 않은 것 같다.


국내 MBA, 단기적으로는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은 부족하다.  이태리에 여행 가서 수제구두라고 비싸게 돈 주고 샀는데, 근데 이상하게 이쁘지가 않다. 그래서 몇 날 며칠 진짜 열심히도 광을 내야 한다. 먼가 아쉬운 건 아직도 있는데 클래식이란다. 우선 신어보니 칭찬해 주는 사람도 간간히 있는데 왜 샀냐고 눈치 주는 사람이 좀 더 많은 느낌이다. 


즉, 개인에 따라 국내 MBA의 가치는 책장 한구석에서 내가 석사임을 알려주는 졸업장 그 한 장이 될 수도 있고, 내 커리어를 한 단계, 두 단계 뛰어넘게 해주는 보증수표가 될 수도 있다. 주식이랑 비슷한 느낌도 있다. 분명 같이 샀는데, 누구는 대박을 치기도 하고 누구는 생돈 날리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신중하고 조심히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가성비를 중요시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더더욱 내가 MBA를 왜 하는지, 왜 해외에서 하지 않고 국내에서 해야만 하는지, 이 돈으로 혹시 다른 도전을 하면 나에 맞는 더 확실한 가치가 존재하지는 않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투자대비 회수가치를 철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MBA에서도 결국 이걸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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