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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nta time Feb 29. 2024

공기업 공공기관에서 일한다는 의미

공기업은 애초에 인기가 없었다. 앞으로는?!

공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각 조직은 사실상 문자 그대로 '공기업' 이라는 단어 외에는 수행하고 있는 각 조직간 업무 유사성, 또는 공기업 재직자 간의 유대감이라는 것이 적은 편이다.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수는 현재 약 350개 정도이며, 지자체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중소규모의 지방형 기관까지 합하더라도 총 1000여개 미만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앙형 공공기관들의 한해 총 예산은 730조 정도로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중 하나인 삼성전자의 전체 임직원 수, 연간 경제적 규모와 비교해도 전체 조직의 규모나 사회적 위상에 비해서 대한민국 전체 경제에 차지하는 대표기업 1개와 비교하더라도 아주 크지는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자 한다. 

참고: '2021 대한민국 공공기관 / 국회정책예산정책처' (대한민국 공공기관 수, 연간 예산규모)  



결코 공공기관이 경제, 사회, 문화 등 나라 발전을 주도할 수 없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회에서 필요한 인프라이기도 하고, 개인에게 있어서는 꽤 좋은 직업적 환경을 가진 공간일 수는 있겠다. 


 '독점기업'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점기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자연적으로 경쟁자가 없다는 점, 수요 대비 공급이 한정되어 있어 공급자가 가격결정력이 있다는 점, 또한 경쟁이 없기 때문에 제품/서비스에 대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필요성이 적고 그로 인해 원가절감, 기술혁신에 대한 압박 등이 적다는 점이 일반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공기업은 독점기업과 유사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사전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들로 인트로를 장식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들이 공기업에 한번 발을 들이면 제대로 된 커리어를 쌓기가 어렵고 또한 빠져나가기도 어려운 현실을 설명하는 한 축이기 때문이다. 


해당 포스트를 통해 궁극적으로 공기업에서 성공적으로 이직을 하거나 조직안에서라도 의미있는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방법들과 생각의 과정들을 함께 이야기해보자 한다. 하지만, 도대체 남들은 가고싶어 안달인 공기업에서 이직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오해하거나 잘못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왜 그런건지? 궁극적으로 실현가능한 것인지? 등 선행되는 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그저 잘 다니는 직장때려치고 후회막심한 n번째 의미없는 이직 준비에 인생을 허비할 수 있기에 이번 포스트에서는 공기업(공공기관) 재직자의 입장에서 모두가 다 알지만, 누구는 모를 수도 있는 그러한 고민을 통해 현명한 커리어 관리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공기업 = 좋은회사?!


보통 커리어를 쌓아나간다고 하면, 커리어를 쌓기 위한 시간, 노력 등 개인이 가진 자원을 투입하는 수고에 대한 반대급부로 직장생활에 대한 보상을 크게 만들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고, 1차적인 방안으로 성공적인 승진, 또는 이직을 달성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기업은 안타깝지만 개인 커리어의 무덤이라 할 수 있다.  


공기업은 사실 애초에 인기가 없었다. 


지금과 같이 공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이겨가면서 신입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때는 길어봤자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인기가 있었던 공기업도 손에 꼽을 정도로 한정적인 수에 불과 했다. (OO은행, OO공사 등) 지금처럼 분류가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쟁률이 몇 십대 1을 가질 정도로 인기가 많은 직장이 아니였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현재 퇴임을 앞둔 50대 후반의 공기업(공공기관) 재직 선배들을 바라보면,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신입들과 일명 입사 스펙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당시 사회분위기가 커리어를 쌓아서, 그것으로 인정받고 정당한 보상을 획득하거나 다른 회사, 조직으로 이직하는 등의 활동을 용납하는 시기도 아니였다. 그러므로, 현재 20대 후반~30대 사이에 가지고 있는 직장과 커리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앞서 말한 80~90년대 공기업 입사세대들에게는 후하게 쳐서 간신히 "아 요즘 애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정도로 간신히 인지 정도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스펙 좋은 후배들 위에 군림하면서, 자신이 대단한 사람임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전에 내 친구는 잘 나가서 은행들어갔는데, 요즘에는 아직까지 일하고 있는 나를 부러워해" 라는 멘트를 달고 사는 부장님들을 조심하자. 시대적 변화로 인한 반사이익과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온 요즘 세대들의 노력과 능력을 자기가 만들어 온 것이라고 착각하는 꼰대같은 사람이 많다...물론 반대도 있다. 길가에 잘 찾아보면 네잎클로버가 있듯이.


더불어, 앞서 설명한 것처럼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대다수가 특정분야에 대한 독점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과 그 조직에 속한 개개인 모두 '경쟁', 그리고 경쟁을 이기기 위한 '발전' 이라는 개념과 실행방법을 직장에서 진지하게 이야기해본 적도, 실제 경험해본 경우도 적다. 개인 또한 노력과 능력을 발휘하여 남보다 앞서나가는 것이 아닌, 조직에 융화되어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차근차근 월급이 올라가는 호봉제도가 당연시 되어온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 경우, 조직과 개인의 효율성, 혁신성이라는 가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왔는지는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근데 앞서 말한 공기업의 한계가 과연 예전 세대들만의 문제일까? 절대 아니라고 단언한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번이나 이사하면서까지 학세권을 중요시했던 케케묵은 고사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내 주변에 누가 있고 내가 어떤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지는, 커리어 발전에 대한 태도와 노력에도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20대 후반 첫 직장으로 공기업에 입사하고 나서, 약 1년만에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진적이 있었다. 나 또한 당시 막 시작한 직장생활에서 받아온 남부럽지 않는 스트레스를 이야깃거리로 썰을 풀어보겠다 준비했지만,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은 야근이 끝나고 나서 9시가 넘어서야 합류하기 시작했고, (난 당시 대전에서 5시반에 퇴근해서 KTX를 타고 서울에 6시 40분에 도착했다...) 오자마자 썰을 푸는데 (허풍을 좀 친것은 알고 있었지만...그 정도 MSG정도야 필터가능했다.), 기본적으로 조직에서 인정받고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전제로 어떻게 하면 잘해나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입사 1년차부터 가지고 있다는 데에서 적지 않게 놀랐던 적이 기억난다.


공기업 재직자들이라면, 과연 사회초년생때 쌍팔년도 조직구조는 왜 유지되고 있는지 또는 왜 저 꼰대는 언제부터 저 짓을 해왔는지 등 조직구조와 인간관계 문제 외에, 내 직업에서 커리어 발전을 위한 일말의 건설적이고 발전성있는 고민들을 해본 적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런 고민하지 않고도 정년퇴임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차곡차곡 내 동료들과 손에 손잡고 같이 승진하고 연봉 높여가면서 다닐 수 있다면 굳이 구태여 나를 경쟁의 상황에 몰아가면서(아니 상상하면서) 앞서말한 고민들을 해가며 레벨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이 와중에 고작 60까지 일하고 나서 정년퇴임 꽃다발 하나 가지고, 나머지 40%의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때가서는 미안하지만 같이 레벨업 할 파티원도 없이 필드를 정처없이 돌아다녀야 할 수 있다. 저렙 몬스터한테 퇴직금이나 빼앗기겠지...(너무 심한가...?ㅈㅅ) 


공기업에 다니고 있는가? 근래 2~3년안에 정년으로 퇴직한 선배들을 본적이 있는가? 그중에 밖으로 나가 먼가 참고할만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그게 당신의 미래 모습일 확률이 매우 크다.  



공기업.. 지금은 기회이지만, 미래에는 리스크일수도 


공기업의 장점을 안정성과 괜찮은 연봉이라는 철썩 같이 믿고 있다면, 매우 순진하고 맑은 영혼을 가질 확률이 높다. 물론 공기업과 공공기관도 그 조건과 위상이 천차만별 이기에 정말 남부럽지 않은 일명 신의직장급 공기업에 다니시는 분도 있을 수 있겠다. 


근데 한 가지 가정을 해보자. 아니 상식적으로, 통계적으로 유추해보자. 앞서 말했던것처럼 공기업의 열기가 시작된 시점은 불과 20년전쯤이다. 그리고 그 열풍은 공무원 열풍과 함께 더욱 가속화되었다. 지금 신문을 검색해보자. 공무원이 청년들의 취업선호도에서 슬슬 1위권을 넘겨주고 있다. 


이유를 하나하나 언급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경제발전과 혁신을 부르짓는 이 사회분위기에서 공무원과 공공기관이 과연 그 핵심가치에 얼마만큼을 기여하고 있는가? 과연 그동안의 열풍이 합리적인 이유에서 기인된 것인가? 아님 IMF이후 고용의 안정성과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고민으로 불필요하게 경쟁률이 높아져 온것인가? 입사할때 내가 넘었던 몇백대 1의 경쟁률이 과연 실력자들 몇백명과 대결햇던 것인가? 아님 부풀려진 경쟁률속에서 실제 몇십명의 실질적 경쟁자들과 대결했던 것일까? 


개인적 의견으로는 현재의 공공기관은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수순이고, 앞으로 대한민국은 혁신과 성장이라는 가치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며, 그 가치속에서 과연 공공기관이 언제까지 신의직장으로 남을 수 있을지, 그리고 20~30년뒤에는 내가 과연 신의직장을 나온 데미가드가 될 것인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농사짓는법도 모르는 태초의 인류가 될 것인지는 확률상 어디가 높을 것인지는 분명 생각해볼만한 걱정이 아닐까 싶다.

공공기관에 다니는 것이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공기업(공공기관)은 각자의 쓰임에 따라 사회인프라로서의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사회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공기업이라는 배안에 탑승했다라는 이유로 안도하기에는 너무나도 위험이 많다. 지금은 평온한 바다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항해시간이 길기에 언젠가 반드시 거친파도와 폭풍을 만날것이다. 

공기업에 첫발을 내딛은 사람들, 어느정도 연차를 쌓아온 사람들 모두 이제는 커리어라는 것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자의가 아니더라도, 어느 시점에는 정부 또는 사회적 요구로 인해 타의로 진행될 확률도 크다. 차곡차곡 쌓아온 실력은 비록 커리어 무덤이라는 공기업 일지라도 이직이라는 보물섬을 찾아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돛이 될수도 있고, 혹은 현재 자리에 남아있더라도 언젠가는 다가올 폭풍 속에서 내 역할과 자리를 굳게 지키는 닻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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