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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요일 Nov 25. 2022

흥미로운 결여

D-401

  옹졸한 말투와 악독한 표정, 하찮은 건들거림과 졸렬한 인간성. 원래부터 그런 인간들이었을까. 아니면 악독함이 세습되어 자기도 모르게 육체로 스며든 것일까. 굳이 쓸데없는 감정을 어째서 애먼 곳에 낭비하는지. 그들의 별 볼 일 없는 말들을 귀 뒤로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애석함이 내 온몸을 뒤덮는다. 이 더럽고 추잡한 세습을 어떻게서든 끊어내야만 한다는 뭣 모르는 책임감이 들기 망정이니.

  멍청함에서 비롯된 지질한 말본새. 대체 어디서부터 내려온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냥 본래부터 그 졸렬함을 갖고 잉태된 것인가. 몹시 역겨운 탓에 토악질이 절로 나와 속이 참으로 메스껍다. 그들의 쪼잔하고도 짧은 정신줄을 싹 다 끊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뇌를 지배한다. 자꾸만 머릿속에서 논리정연하고도 정갈한 몇 줄의 문장들을 그들의 면상에 내뱉으라고 시킨다. 합리적인 반항심이 흠뻑 묻은 말들이 금방이라도 입 밖으로 나갈 것처럼 입술 뒤로 끝없이 늘어서 있다.

  애꿎은 육신에 괜한 화풀이를 해대고 있는 인간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냥 신기하고 흥미롭다. 무척이나 다양한 인간성이 이곳에 즐비해 있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성질들이 불가항력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에. 무척 흥미롭고 배울 점들이 무한한, 인내심과 끈기의 한계가 어디쯤인지 알 수 있는 소중한 곳. 아무쪼록 이 외딴곳에서의 외딴 혜택을 값지게 누리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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