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적 사고력, 이해력, 판단력을 길러서 담담히 앞만 보고 걸어가자
리뉴얼 공사, 이런 경험들 속에서 종합적 사고력, 이해력, 판단력을 길러서 담담히 걸어가다 보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경쟁 상권에서 넘버원 최고의 백화점을 만들기 위해 무역센터점은 4년 동안 대대적인 증축공사를 하면서 에피소드도 많았다. 영업하면서 증축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국내 최초의 어려운 공사 방식이었다.
공사를 좀 심하게 할 때는 흔들리는 느낌 때문에 지진이 났다고 하면서 쇼핑 도중에 되돌아가는 고객들도 있었다.
큰 비용을 투자하는 리뉴얼 공사에서 새로운 콘텐츠와 차별화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본사에서 바이어들로 새로운 MD를 찾지만, 운영 점포에서도 그 상권에 맞는 좋은 MD를 유치시켜야 하는 책임도 있었다.
“점장님. 20·30 젊은 세대들과 강남 상권에서 인기가 좋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우리 점에는 한 곳도 입점이 안 되어 있습니다.
증축 공사 이후 새로운 브랜드로 입점이 된다면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G’ 백화점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입점이 된다면 브랜드 간 시너지와 새로운 고객 집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자세한 시장조사를 위해서 ‘G’ 백화점을 방문하며 매장 직원과 인터뷰하였다. 구매하는 연령대와 매출 동향을 알아보고, 슈즈 인기 아이템 사진을 찍었다.
간단하게 인터뷰한 내용과 콘셉트를 보고 드리고 현장 사진과 인기 아이템 사진을 보드로 만들어 점장님께 보고 드렸다. 그렇게 이슈가 되고 있는 브랜드라면 입점을 추진하라고 하였다.
브랜드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성수동에 있는 본사를 직접 찾아갔다. 브랜드 사무실은 새로 디자인한 시제품들로 산만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국내 1호 슈즈 디자이너인 슈콤마보니 이보현 대표는 청담동 골목에서 시작했다. 해외 출장 때는 마음에 드는 슈즈는 무조건 구매를 한다. 한번 여행 시 300켤레의 슈즈를 구매하기도 하였고, 여기에서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고 하였다.
“The Shoes?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슈즈에 대한 모든 것” 책도 발간하였다. 첫 만남에서 친필 사인을 하셔서 선물로 주었다. 첫 만남은 슈콤마보니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 수 있었다. 두 번째 만남은 이보현 대표가 직접 무역센터점을 찾아와서 만났다.
슈콤마보니가 입점할 장소와 위치를 현장에서 보고 질문을 하였다. “왜 슈콤마보니를 입점시키고 싶어 하나요?” 대답은 간단했다. 무역센터점에 꼭 필요한 브랜드이고 고객들이 원하고 있다고 했다.
슈콤마보니는 명품 숙녀화 브랜드 지미추와 비교하며 한국의 지미추라 부르며 화제가 되고 있었다. 이보현 대표가 슈즈 디자이너로 전환한 계기도 특별하다.
처음에는 남성복에서 시작해서 9년간 직장 생활을 하였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다가 스페인 친구가 여성 신발 사업을 추천하여 시작하였다고 한다. 사업을 시작한 후 몇 년간은 경험 부족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슈즈가 좋아서 슈즈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 국내 신발 디자이너 1세대 ‘슈콤마보니’ 이보현 대표다.
세계적인 명품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인 ‘지미 추, 마놀로 블라닉’을 추구하는 ‘슈콤마보니’의 슈즈는 국내선 볼 수 없었던 디자인으로 인기가 좋았다.
이보현 대표는 단정한 검은색 구두는 진열대에서 없앴다. 애매한 높이의 굽도 없앴다. 9㎝의 하이힐과 화려한 칼라와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을 신발에 담았다.
이 대표는 “하이힐이 너무 좋아요. 구두는 여자의 자존심이다. 높은 힐을 신으면 몸과 마음의 자세가 달라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하이힐만 신어도 당당해지고 기분이 좋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과감하게 도전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렸으면 좋겠다”라고 하였다.
‘슈콤마보니’가 론칭하던 2000년대 초에는 부츠컷 청바지가 유행했다. 그에 맞춰 이 대표는 당시 화려하고 높은 하이힐을 주력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다리가 길어 보이게 보여주는 부츠컷 청바지, 스키니 등 이보현 대표의 9~11㎝ 하이힐은 어떤 옷을 입어도 연출이 가능했다. 여기에 티셔츠와 플로럴 프린트의 시폰 원피스가 당시 패션리더의 공식과도 같았다.
자신이 신고 싶은 신발로 가득 찬 매장을 갖는 것이 ‘슈콤마보니’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영국 런던 헤롯백화점에서의 전시와 프랑스 쁘렝땅백화점 입점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무역센터점 입점 협의 때도 슈콤마보니(suecomma bonnie)는 한국의 지미추라 불리고 있었으며, 연예인 신발로 통하는 슈콤마보니였다. 전국 1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10개국 30곳 이상의 편집숍에 유통되고 있었다.
현재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인수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보현 대표는 떠났지만, 슈콤마보니는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다. 젊은 20·30세대들에게 스니커즈, 롱부츠, 여름 샌들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보현 대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핫한 아이템을 가지고 다시 이슈를 불러일으킬지 기대하고 있다.
‘슈콤마보니’ 뿐만 아니라 무역센터점 증축 공사 때의 에피소드들이 많다. 서울대 병원, 현대자동차 등 기업체 출장 판매를 다니면서 공사 때문에 마이너스 나는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고생했던 동료들이 그립다.
증축공사 먼지 때문에 비염도 생겼지만, 힘들고 고생했던 그 시기가 직장생활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시절이었던 같다. 그 시절 무역센터점 점장님이었던 박 사장님 해주셨던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힘들고 고생이 되지만, 이런 공사 경험의 기회는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이런 경험을 쌓아서 본인도 성장하고 후배들에게도 좋은 유산으로 남길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경험들 속에서 종합적 사고력, 이해력, 판단력을 길러서 담담히 걸어가다 보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